그는 최근의 북한 정세에 대해 “김정일이 러시아 방문도 연기하고, 북한 내부가 뭔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자기네들끼리 모이면 군부가 김영남(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해 ‘당신 때문에 김정일 동지가 왔다갔다 한다’면서 막 공격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도 권력의 원천인 군부를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명예총재는 그러면서 “(작년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이 주둔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의했다고 하더니, 지금 보면 다시 주한미군 나가라고 하는데 종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스타일에 대해 “절대통치자인 아버지로부터 어렸을 적부터 절대통치에 필요한 ‘제왕학’은 배웠을 것”이라면서 “절대 권력은 절대로 썩는다. 세계역사를 봐도 절대 권력이 오래 유지되는 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명예총재는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와도 만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로 나라를 움직이는 데 익숙해 있는 김정일은 유행가 가사 ‘내 마음 나도 몰라’처럼 자기도 자기 마음을 모를 것”이라며 “그런 그가 금년 내로 서울에 ‘온다’ ‘안온다’를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권현기자 kh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