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일 북송된 비전향장기수 63명 중 북한에 가족ㆍ친척이 없는 24명이 살고 있는 평양시 평천구역 안산동 아파트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들의 전용주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방송(MBC)이 지난 15일 방송한 `여기자 북한 방문기'를 시청한 한 탈북자는 MBC 기자 등이 방문했던 2개 동(棟)의 비전향장기수 아파트가 예전에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들의 전용주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탈북자는 북한에 있을 때 이 아파트에 친구들이 살고 있어 자주 드나들었다며 아파트의 외형이나 내부구조 등으로 볼 때 틀림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당 부부장들의 전용주택은 러시아무역대표부와 마주하고 있는 중구역 창광동, 중구역 동흥동, 보통강구역 보통강2동, 평천구역 안산동 등 4개 지역에 있었으며 그중 안산동에는 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부장 최태복)와 근로단체부(부장 김중린) 등의 부부장들이 살았다고 전했다.

당 부부장 외에 유일하게 이곳에 거주했던 간부는 지난 91년 1월부터 북ㆍ일수교회담 북측단장으로 활동했던 전인철 전 외교부(현 외무성) 부부장(1992.3.2병사) 뿐이었다고 한다.

일본측 단장이 평양회담 기간에 전 단장의 집을 방문하겠다고 함에 따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특별지시로 전 부부장이 이곳에 입주한 뒤 사망할 때까지 살았다고 이 탈북자는 밝혔다.

그는 이 아파트가 지난 80년대 초반에 건설됐지만 매우 튼튼하게 지어진 데다 외국에서 수입한 최고급 자재를 썼다며 '아마 비전향장기수들을 위해 내외부를 새로 도색하고 싱크대, 화장실 시설 등도 모두 교체했을 것이며 따라서 새 집이나 다름 없을 것'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아파트의 가구당 크기가 70평에 가깝고 거실 외에도 방 4칸, 부엌, 창고(다용도실), 화장실과 목욕탕 등이 있고 현대적인 냉온풍 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소개했다.

MBC 기자도 북한측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각 가구의 규모가 230㎡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 탈북자는 또 일반 아파트 처럼 한 층에 여러 집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층에 한 가구씩 배치돼 1개동에 12가구가 산다며 이같은 구조는 동흥동과 보통강2동 당 부부장 아파트와 군 장성들이 사는 서성구역 긴재동 빌라 외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언론들은 비전향장기수들이 지난해 11월 중순 안산동 보통강기슭에 자리잡은 6층짜리 2개동의 새 아파트에 입주했으며 '200여㎡ 정도의 각 집에는 여러 개의 살림방과 거실, 서재, 목욕탕 등이 있고 고급가구, 푹신한 이불, 갖가지 부엌세간, 현대적인 냉온풍 설비, 2중으로 된 난방시설 등 모든 생활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여러 차례 보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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