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로 보름 가까이 북한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일성 생일(4.15) 행사가 사실상 끝났다. 체육대회와 예술공연 등 일부 행사만이 18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89회 생일 행사는 규모 면에선 예년보다 조금 늘어난 39건 정도였으며, 김일성의 업적을 찬양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강조한 것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그러나 대외홍보 효과에 중점을 둔 것이 두드러지며, 이는 최근 북한의 적극적인 대외지향적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제행사인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과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경기대회’에 참가한 나라가 각각 46개국과 20개국으로 크게 늘었고, 특히 마라톤 대회는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후원하고 광고까지 실었다. 축전 행사에는 처음으로 남한 가수 김연자씨도 참가했으며, 해외 친북단체들이 주도하는 ‘태양절기념준비위원회’ 결성도 예년보다 10여 개국이 늘어난 45개국에서 이루어졌다.

15일 김정일 위원장은 지방의 2629군부대와 580군부대 등을 시찰했다. 북한 방송들은 2629군부대가 “전연(휴전선 인근 지역이라는 뜻의 북한 말)에 위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10일과 11일에 함경남도 함흥시 일대를 시찰했고, 남한 가수 김연자씨를 만나기도 했다.

14일 평양과 각 지역의 기업체 및 군부대에서 열린 ‘태양절 기념 보고회’의 보고 내용은 지난 5일 최고인민회의 10기 4차회의에서 홍성남 내각총리가 보고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고자들은 ‘군사선행’ 원칙과 21세기에 상응한 강력한 국가경제력 확보, 세계 모든 나라들과 친선협조관계 발전 등을 강조했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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