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출신으로 `노력영웅' 칭호를 받은 북한 예방의학계의 권위자인 유숙근(80.여) 의학과학원 의약생물학연구소 실장이 최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13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께서 김일성훈장 수훈자, 노력영웅이며 인민과학자인 의학과학원 의약생물학연구소 실장 유숙근 동지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해 오늘 고인의 영전에 화환을 보냈다'고 보도, 유 실장의 사망이 확인됐다.

유 실장은 장티푸스, 광견병 예방약 등을 만들어 전염병 예방의학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의학자로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의학연구에 전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은 생전에 유 실장이 이룩한 성과를 높이 평가해 '그는 우리 인민들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평하기도 했다.

중앙방송은 지난 99년 10월 26일 `시대를 안고 사는 참된 과학자' 제하의 프로그램을 통해 유 실장이 북한에서 살게된 과정과 근황 등을 소개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유 실장은 1921년 경기도 안성군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여자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 대학에서 교원으로 일했다.

그는 광복 후 탄광 노동자출신 청년과 결혼해 가정을 이뤘으나 남편은 얼마 뒤 평양행을 단행했고 홀로 서울에 남았던 그는 6.25전쟁 중에 월북했다. 남편은 지난 52년 사망했다.

그는 전쟁 중에 발진티푸스 예방약을 비롯한 각종 예방주사약을 만들었으며 휴전 후에 장티푸스, 일본 뇌염, 천연두, 광견병 예방주사약을 비롯한 예방약과 간장병 진단약 등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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