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금강선 관광길에 오른 실향민 단체 회원들이 유람선 출발 직전에 북측의 거부로 입북(入北)이 좌절된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평안남도 도민회 회원 67명은 8일 동해항(港)에서 오후 5시30분에 출항하는 ‘봉래호’의 탑승 수속을 밟으려 했으나, 북측이 이들이 ‘평남 도지사’ 등 북한에 있는 단체장과 동일한 직함을 사용하고 있다며 입북을 거부해 승선을 포기했다.

현대상선측은 “6일 오후 평남 도민회 단체 관광객의 명단을 북측에 전달, 7일 오후 ‘직함 때문에 입북을 허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측은 또 “8일 오후 4시까지 ‘직함명을 바꾸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하며 북측과 협의를 계속했지만 방북 허가를 받아내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입북이 거부된 실향민 67명은 강의용 평안남도지사, 우윤근 평안남도도민회장, 박종생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평안남도의 시장, 군수, 평남도민회 지방 지부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입북을 위한 관광신청서에 도민회에서 사용하는 직함을 그대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북한에 있는 단체장과 동일한 기능의 도지사, 시장, 군수가 남한에도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입북 거부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어떤 이유로든 대규모 단체관광이 입북 거부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최재혁기자 jh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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