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의 조선족학생들이 한족학교로 진학하는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조선어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연변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조선족학생 한족학교 진학현황을 보면 소학생(초등학생)은 8341명(13.7%), 중학생은 7085명(12.17%)이 한족학교로 진학했다.

이 가운데 인구가 적은 둔화(敦化)시와 안도(安圖)현이 각각 소학교 59.4%와 28.4%, 중학교 62.7%, 27.5%를 기록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고, 조선족이 집중된 투먼(圖門)시와 훈춘(琿春)시도 소학교 22.7%, 23.6%, 중학교 17.3%, 14.3%로 각각 나타나 우려되는 실정이다.

또한 과거에는 중학교부터 한족학교로 진학을 했지만 현재는 소학교부터 한족학교로 다니는 학생이 늘고 있다.

조선족학생들의 한족학교 진학 증가와 관련 이 신문은 관공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조선어보다 한어 사용을 권고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공서의 경우 간부 선발, 등용, 배치 등 조직부문이나 인사부문에서 한어와 한문재질만 고려하고 조선어와 조선문 능력은 전혀 고려대상에 들지 않아 조선어 문맹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

또 향(鄕)ㆍ진(鎭)까지 발급되는 각종 정부 문건들은 규정상 조선어와 한어의 두 가지 언어문자로 되어 있지만 점점 줄어드는 실정이고 얼마 안 되는 문건마저 상급부문검사에 대처하기 위한 형식적인 문건에 불과하고 농민들이 꼭 봐야 할 실제적인 문건들은 한어로 되어있다.

조선어가 사라져가고 있는 현장은 광고 입간판에서도 드러난다. '연변의 관문'인 연길(延吉)비행장에는 13개의 초대형 광고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중 중국인민보험공사의 광고판 외에는 모두 한문으로 표기되어 있고, 비행장에서 시가지로 들어오는 도로상에 설치된 광고 선전물에도 조선어는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