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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권한없는 명예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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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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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다선은 박성철, 김정일도 4선 대의원

북한은 대략 인구 3만명 당 1명의 비율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선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구는 우리의 절반에도 채 못 미치지만 대의원 숫자는 우리의 국회의원의 두 배를 훨씬 웃도는 687명이나 된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웬만한 지위의 사람은 거의 모두 망라됐다. 재일 조총련계 동포 7명도 포함돼 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 상정된 의안에 대해 '찬성'표시로 대의원증을 들어보이고 있다.(자료사진)


계층별로 보면 핵심계층인 노동자와 농민이 각각 31.3%와 9.3%로 전체의 40.6%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35세 이하가 1.9%, 36∼55세가 48.5%, 56세 이상이 49.5%로 중장년층이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 정당별로는 노동당이 87.5%로 가장 많고 사회민주당이 7.6%, 천도교청우당이 3.4%, 무소속이 1.5%이며, 여성은 20.1%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92년 10월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법'을 개정했다. 개정 선거법에서는 복수후보 출마(제42조)와 제한적이나마 선거운동(제51조)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복수입후보제를 실시한 사례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종전처럼 단일후보에 대한 찬반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98년 7월 실시된 제10기 대의원 선거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유일하게 687개 전체 선거구에서 후보로 추천됐다. 때문에 선거법의 복수입후보 허용조항은 한 사람을 위한 명문규정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선거 때 제666호 선거구에 후보로 등록했는데 666이라는 숫자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뭇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북한은 이 선거구가 어느 지역을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그냥 '조선인민군 선거구'라고만 밝혔다.

김 위원장은 82년 2월 제7기부터 대의원에 선출된 이후 현재의 제10기까지 내리 4선을 기록,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도 어느덧 중진의 반열에 들어 있다.

김일성 주석은 생전에 제1기부터 9기까지 9선 대의원이었으며, 99년 9월 사망한 이종옥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은 10선을 기록했다. 현역 최다선 대의원은 박성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으로 그도 9선 대의원(2∼10기)이다.

대의원 공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간부부가 주도한다. 중앙당 조직지도부는 대의원 숫자와 대상, 범위 등 대의원 선출과 관련한 총론을 결정하고, 간부부는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망라한 구체적인 명단을 작성한다.

선발기준은 해당 기관·단체 당위원회의 평가서를 참고하기도 하고, 직접 선거구에 내려가 현지 분위기를 살핀 후 명단작성에 반영하기도 한다.

이렇게 작성된 명단은 김 위원장의 재가를 받아 각 선거구에 통보되며, 선거구에서는 100% 찬성을 전제로 형식적인 추천모임을 갖고 공식 후보자로 추천, 공표한다. 선거법에서는 '선거선전'이라는 말로 선거운동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 경쟁이 없다보니 공약 제시나 대중연설과 같은 선거운동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 선거법에 명문규정은 없지만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지방 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기도 한다.

99년 7월 지방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인 강현수(2000.9 사망) 당시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이태연 함남도당 책임비서가 각각 평양시와 함남 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된 바 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우리의 국회의원에 해당하지만 당우위의 체제속성상 역할이나 권한이 미약하다. 국가로부터도 이렇다 할 권리나 특혜가 주어지는 것이 없으며 명예직에 가깝다.

열차 이용시 상급침대를 배정받을 수 있고, 매월 활동비 명목으로 일반 근로자 1개월 급여의 절반쯤 되는 50원을 받는 게 고작이다. 활동비도 70년대까지는 현금으로 받았으나 지금은 상품권 성격의 증서를 주고 있어 김일성·김정일 전기나 저작류를 사볼 수 있을 뿐이다.

/김광인기자 k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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