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전쟁고아들을 돕기 위해 설립됐던 국제 자선단체가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 자선단체 컴패션 인터내셔널(Compassion International)은 식량난으로 고생하는 북한 어린이를 돕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컴패션 인터내셔널의 웨슬리 스태포드 총재가 남북한을 동시에 방문하기 위해 5일 저녁 내한했다.

극동방송 사장인 김장환 목사의 초청으로 방한한 스태포드 총재는 6일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 임동원 통일부장관 및 전용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과 만나 북한 어린이 돕기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9일부터 17일까지 북한을 방문, 강능수 문화상 등 북한 주요 인사들과 만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협의한다.

스태포드 총재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해 모두 1억6000만달러를 각국의 고아들과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를 돕는 데 사용했다'면서 '올해부터는 기아에 고통받는 북한 어린이들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측과 합의가 되면 일단 3만여명의 북한 어린이에게 매월 1인당 28달러씩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분배의 투명성 문제를 고려해 북한내 교회를 통해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태포드 총재는 북한 어린이 돕기 사업 계획에 대해 북한측과 합의가 이뤄지면 서울에 사무소를 다시 열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컴패션 인터내셔널은 아프리카 르완다 등 22개국에서 식량지원, 교육, 위생 등 2천여건의 프로젝트를 통해 36만명의 고아를 지원하는 자선단체로, 지난 52년 한국에 왔던 선교사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전쟁고아들을 돕는 사업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컴패션 인터내셔널은 지난 93년 한국에서 완전 철수하기까지 전쟁고아들에게 생활비와 교육비 지원은 물론 최대 500여개 고아원의 원생들에 대한 치료 및 장학사업을 전개했고 정부는 이 단체의 공로를 인정해 64년 문화훈장, 70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여했다.

93년 컴패션 인터내셔널의 총재로 취임한 스태포드씨는 이번 방북에 그동안 5차례 북한을 방문, 선교활동을 벌였던 짐 그로온 세계지도자협의회 총재와 동행한다.

짐 그로온 총재는 그동안 맺은 북한 인맥을 통해 컴패션 인터내셔널의 대북사업을 후원할 계획이며 방북기간 평양의 칠곡교회, 봉수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본 뒤 동행한 가스펠 가수인 바비 마이클 악단과 15일 김일성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4월의 봄 친선예술 축제' 행사에도 참석할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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