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명물인 평양역 시계탑이 두 시간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창작한 곡의 멜로디를 종소리로 내보내고 있다.

5일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에 따르면 이 시계탑이 노래 종소리를 처음으로 내보낸 것은 김일성 주석의 82회 생일인 1994년 4월 15일 오전 5시.

이 때 나간 선율은 북한에서 ‘불멸의 혁명송가’로 불리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였다. 이 날 밤 12시에는 ‘수령님 밤이 퍽 깊었습니다’의 멜로디를 내보냈다.

김 주석이 사망한 1994년 7월 이후부터는 ‘대를 이어 충성을 다하렵니다’로 곡을 바꿔 밤 12시마다 울리게 했다.
이어 북한이 21세기의 시작으로 보는 2001년의 김 위원장 생일인 2월 16일부터는 ‘어디에 계십니까 그리운 장군님’으로 바꿨다고 평양역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1970년대초 창작했다는 이 노래의 선율은 현재 오전 6시부터 오후10시까지 두 시간마다 울리면서 시보(時報) 역할을 하고 있다.

평양역 시계탑이 노래의 선율을 종소리로 내보내게 된 것은 1993년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 인민대학습당에 ‘노래하는 종’을 설치해 ‘김일성 장군의 노래’ 한 소절이울리도록 지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소식을 들은 평양철도국 평양통신대 김병삼 대장이 “평양역 탑시계(시계탑)의 종이 시간만 알리는 게 아니라 수령에 대한 흠모의 음향이 울리게 하자”며 기계식을 전자식 시계로 바꾸고 각고의 노력 끝에 필요한 전자회로를 개발한 것.

김병삼 대장은 철도국내 사령실 시계에도 이런 노래 선율을 울리도록 만든 공을인정받아 최근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감사’를 받았다.

높이 47m의 시계탑에는 윗부분에 직경 3.6m 짜리 시계 네 개가 동서남북 방향으로 설치돼 있으며 그 밑에는 시계와 비슷한 크기의 김일성 주석 초상화가 붙어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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