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2일 (한국시간) 북한과 깊은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과 만나 한.쿠바간 외교관계 수립 및 카스트로 의장의 남북한 동시방문 등 상호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측 고위인사가 카스트로 의장과 만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날 면담은카스트로 의장이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중인 각국 의회대표단장들과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뤄졌다.

이 의장은 면담에서 카스트로 의장의 남북한 동시방문과 한국-쿠바 공식외교수립 등을 요청,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의장이 이번 총회기간 단독회동을 요청한데 대해 카스트로 의장이 귀국날짜를 되묻는 등 관심을 보여 회동 성사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동이 이뤄질 경우 이 의장의 이날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의장실 관계자는 “카스트로 의장의 남북한 동시방문 등은 이 의장이 의회 외교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해오던 구상”이라며 성사될 경우 "남북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쿠바 관계자도 “카스트로 의장이 이 의장의 귀국날짜를 물은 것은 만날 수 있다는 의사를 간접 피력한 것”이라고 밝혀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적지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카스트로 의장은 리셉션에서 각국 대표단장을 연쇄 면담하면서 이 의장에 대한‘예우’에도 상당한 배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표단장의 경우 1∼2분 정도의 간략한 시간을 ‘할애’했으나 이 의장에게는 7∼8분정도 시간을 냈다는 것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또 “요즘 남북관계가 어떻게 돼가고 있느냐”고 남북 간 화해협력 기류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으며 쿠바 야구선수의 한국진출을 타진한 데 대해서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냉전 분위기가 있어 쿠바선수가 한국에 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적지않은 관심을 표시했다.

이 의장은 “카스트로 의장이 남북한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자신이 할 역할이 있다면 나서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면서 “이번 총회기간 의회외교를 통해 한-쿠바간 우호 증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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