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핵평화단체인 `과학과 국제문제에 관한 퍼그워시 회의'가 2일부터 5일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외 학자와 정치인, 관료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안보'를 주제로 개막됐다.

지난 57년 설립돼 44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퍼그워시는 그동안 핵무기 폐기 및 지역분쟁 해결 등 세계평화와 관련된 현안을 놓고 260차례의 워크숍을 가졌으며, 이번 서울 회의는 처음이며 비공개로 진행된다.

퍼그워시는 3일부터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를 대주제로, ▲한반도 평화 ▲중국.대만.미국 삼각관계 ▲미사일 방어와 동북아 안보 ▲동북아에서의 군비경쟁 억제 등을 소주제로 나눠 분과별 토의를 벌이게 된다.

`한반도 안보' 분과에서는 남북관계의 현 상황을 검토하고, 한미정상회담 이후의 과제와 남북간 평화공존에 대한 전망 등을 토의하게 된다.

또 `중국.대만.미국 삼각관계' 분과에서는 중국에서의 장성급 국방관계자와 대만의 총통안보보좌관이 각각 참여,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3국관계 속에서 평화확보 문제를 각각 토의할 예정.

`미사일 방어와 동북아 안보' 분과는 동북아에서의 미사일 확산 억제문제를, `동북아에서 군비경쟁 억제' 분과는 동아시아에서의 군사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논의를 벌이게 된다.

이번 회의에는 퍼그워시 창설자이자 9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조셉 로트블랫경과 조지 라트젠스 퍼그워시 사무총장, 페리 특사, 퍼그워시 본부이사인 서병문 베를린 자유대 교수 등 외국인 30여명과 한국인 10명이 참석한다.

당초 이번 회의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김일봉 사무처장은 서울회의 대신, 지난 24일께 미국을 방문해 윌리엄 페리 전 대북정책조정관을 만나 비공식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퍼그워시 회의는 지난 55년 버트런드 러셀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조지프 로트블랫 등 11명의 저명한 학자들이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선언을 발표하면서 시작됐고, 57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퍼그워시라는 작은 어촌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퍼그워시 회의는 냉전시대에 핵확산금지조약(NPT.58년) 제안, 쿠바미사일위기 중재(61년), 세균금지조약(72년), 화학무기조약(69년) 등의 성립에 크게 공헌했고, 95년 이 회의와 창립자인 로트블랫경이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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