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유엔에서 개막된 핵확산금지조약(NPT)회의에서 미국 본토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위한 국가미사일방위(NMD) 체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러시아는 물론 프랑스, 캐나다, 스웨덴 등 미국의 우방국들까지 NMD 구축 시도를 비난했다.

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의 서한과 함께 유엔총회에 제출한 성명에서 “미국의 NMD 체제 계획은 지난 72년 체결된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제한 조약에 위배된다”며 NMD 체제를 위한 미국의 ABM 제한 조약 개정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향후 군축회담은 미국이 ABM 제한조약 개정을 포기하고 얼마나 성실히 조약을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러시아는 핵군축 분야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 왔고 앞으로도 전략적 안정이 유지된다는 조건하에서 계속 의무를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대표인 위베르 드 라 포르텔은 “ABM 제한조약 개정은 현재의 전략적 균형을 흔들어 놓을 것이고 나아가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해 미국의 ABM제한 조약 개정추진에 역시 반대했다. 캐나다의 로이드 액스워시 외무장관도 “미국의 구상이 실현되면 NPT 조약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해 NMD 체제 개발에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이같은 비난에 대해 존 홀럼 백악관 군축·국제안보담당 보좌관 등 미 고위 관리들은 NMD가 북한, 이란과 같은 일부 ‘불량국가’들의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핵억지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미 대통령은 오는 10월 NMD 계획 실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며, 그 전에 ABM 제한조약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김연극기자 yk-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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