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 27일자에 게재한 평양국제마라톤 광고.

북한이 4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만경대상 국제 마라손(마라톤) 경기대회’(평양 국제 마라톤 대회) 광고를 영국의 경제일간지인 파이낸셜 타임스 27일자에 게재했다.

북한은 그동안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전광고를 서방언론에 게재한 적은 있지만, 체육행사 광고를 낸 것은 처음이다.

올해로 14번째인 이 대회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기념해 개최해온 것. 북한이 파이낸셜 타임스 11면 하단에 실은 광고에는, 많은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여성 마라토너가 결승점을 통과하는 그림 위에 영어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다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평양 국제 마라톤의 장관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세계의 여러분을 초대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 북한은 이번 대회를 파이낸셜 타임스와 스포츠 의류업체인 FILA사, 데이터 처리업체인 DatActivity.com사의 공식 후원을 받아 치르는 것으로 알려져, 일정 부분의 개방을 통해 서방과의 관계개선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측은 대회 취재를 위해 파이낸셜 타임스 기자들의 방북도 허용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김 주석이나 김 위원장 광고 외에 행사 광고를 실은 것도 처음이고, 서구 회사의 후원을 받는 것도 처음”이라며 “김 주석 생일을 맞아 열리는 대회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마라톤 강국인 케냐를 비롯해 영국, 일본, 러시아 등 10개국에서 30여명의 외국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관계가 좋지 못한 미국에서도 아마추어 부문에 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그러나 한국은 초청받지 못했다.

/ 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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