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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앞으로 프로바둑 제도를 도입하고 세계 프로대회에도 출전할 것이라고 조선바둑협회 관계자가 최근 밝혔다.

북한의 문성삼 조선바둑협회 서기장 대리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 가진 대담에서 북한에는 현재 아마추어 6단이상 프로급 실력을 갖춘 기사(棋士)가 10명 있으며 이들은 모두 10∼20대의 젋은 기사라면서 그같이 말했다.

문 서기장 대리에 따르면 북한 바둑인구는 1만 명으로 저변이 엷고 지역적으로도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는 등 대중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일반 직장이나 거리에서 장기(將棋) 두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고, 1주일에 한번씩 방영되는 텔레비전 장기 묘수풀이 프로가 인기를 끌 정도로 장기가 보편화되어 있다.

그러나 1989년 바둑협회가 결성된 이후 두뇌스포츠로 일컬어지는 바둑을 체육의 한 분야로 보고 활성화와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평양과 함남 함흥을 비롯한 여러 곳에 바둑교실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꿈나무 발굴과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북한 바둑의 결정적인 취약점은 선수들이 일정 수준에 오른 후 그 이상으로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체계와 이들을 가르칠 유능한 조련사가 없다는 것. 이런 환경 속에서 조총련으로부터 바둑서적과 참고자료를 지원 받아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새롭게 개발해낸 아이디어가 1대 3의 경기를 펼치는 것. 말하자면 실력이 월등한 1명의 상수를 상대로 상대적으로 기력이 떨어지는 3명의 기사가 시간제한 없이 공동으로 머리를 짜내며 좋은 수를 찾아내 대결하는 것이다. 3명이 머리를 맞대니 아쉬운 대로 프로 고단자 수준의 실력을 발휘하게 됐고 실제로 상당한 효과도 보았다.

93∼94년에는 문영삼 최명선 이봉일 최은아 등 장래성 있는 8명의 선수들을 중국에 유학 보내 안목을 넓히고 95년에는 중국의 왕업휘 프로 5단을 초빙해 실전감각을 쌓은 것도 선수들의 실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됐다.

이런 노력의 결실인지 90년 5월 국제바둑연맹에 가입한 이후 세계아마추어바둑대회에도 매년 출전해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에는 일본에서 열린 제11회 국제아마추어페어바둑대회에 임현철-권미현조가 출전해 우승하는 기쁨도 맛보았다.
/김광인기자 kki@chosun.com

◆ 북한 선수들이 세계아마추어바둑대회에서 거둔 성적

1992 제14차 세계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문영삼 15위
  제4차 세계녀류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최은아 8위
1993 제15차 세계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문영삼 6위
1996 제18차 세계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최명선 7위
1997 제19차 세계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문영삼 3위
1998 제20차 세계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문영삼 5위
  제7차 세계녀류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조새별 준우승
1999 제21차 세계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리봉일 3위
2000 제22차 세계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 박호길 준우승
  제11차 국제아마츄어페어선수권대회 림현철
권미현
우승
  제1차 국제인터네트친선바둑경기대회 박행운 준우승

(자료: 조선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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