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방문한 것을 기념해 온정각 앞에 김 위원장의 친필비가 세워진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 주간신문지 '통일신보' 최근호(10.2)에 실린 것이다./연합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방문한 것을 기념해 온정각 앞에 김 위원장의 친필비가 세워진 사실이 확인됐다.

12일 북한의 주간지 ’통일신보’ 최근호(10.2)와 현대 아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고(故) 정몽헌 현대 아산 이사회 의장의 안내로 현대아산이 건설한 고성항 부두와 해금강호텔, 온정각 등 관광시설을 2000년 9월 30일 둘러봤다.

김 위원장의 금강산 시찰에는 김용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과 송호경 부위원장, 박송봉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인민군 현철해ㆍ박재경 대장 등이 수행했다고 북한 중앙방송이 시찰 하루 뒤에 보도했다.

현대측 설명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장 시찰 후 금강산초대소에서 정 의장 일행과 오찬을 함께 했고 ’2000.9.30 김정일 국제관광특구 금강산에서’라는 친필 서명을 현대 아산측에 넘겨줬다.

현대아산측은 이후 북한의 대표적 미술창작단체인 만수대 창작사에 의뢰해 화강석으로 김 위원장의 친필비를 제작해 김정숙휴양소와 온정각 주차장 사이 길가에 세웠다.

친필비의 김 위원장 서명 위쪽에는 ‘김정일국방위원장 금강산방문기념비’, 아래쪽에는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2000년 9월 30일 현대가 진행하고 있는 금강산관광사업지구를 친히 방문하시어 금강산 관광사업 발전을 위하여 친필서명을 남기시었습니다’고 적혀 있다.

친필비는 온정각 주차장 안쪽에 위치해 쉽게 눈에 띄지 않아 그동안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친필비 전체 모양은 한반도를 상징한다”면서 “김위원장 친필 서명을 금물로 새긴 부분이 한반도 중앙에서 약간 동쪽으로 치우쳐 금강산관광지구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현장 방문은 금강산 관광지구를 세계적 관광명소로개발하겠다는 북측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기념비적 행사였다”고 회고했다.

현대아산은 김 위원장의 방문 직후인 같은해 10월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는 해금강호텔을 개장하고 특급 유람선인 설봉호를 취항하는 등 본격적으로 관광 사업에뛰어들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