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인민보안성 소속 보안원들의 수사력을 높이기 위해 장편 추리ㆍ탐정 소설을 필독 도서로 선정, 탐독토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7년 탈북, 입국한 김영규(42ㆍ가명)씨는 22일 “북한에서 장편 추리ㆍ탐정소설은 일반주민들에게는 원칙적으로 독서가 금지된 상태”라면서 “그러나 인민보안성원들은 의무적으로 추리ㆍ탐정 소설을 매월 2-3권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인민보안원들의 필독 추리ㆍ탐정 소설 가운데는 '토성으로 가는 길’ '낯선대위’등이 있다.

'토성으로 가는 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 첩보원이 독일에 잠입, 각종 정보를 빼내오는 활약상을 그린 러시아 추리 첩보소설이며, '낯선 대위’는 6.25 전쟁 중 북한 첩보원이 남한의 방첩대를 대상으로 서해안에서의 긴박한 첩보활동을 그린 추리소설이다.

북한은 일본, 영국, 프랑스, 러시아 작가들의 추리ㆍ탐정 소설을 번역하여 보안원들의 교육용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책 표지에는 외부반출을 금한다는 '대내에 한함'이라는 붉은 도장이 찍 있다고 김씨는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일반 주민들에게 추리ㆍ탐정 소설의 독서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이런 류의 독서를 통해 사고력과 추리력을 길러 자칫 모방범죄를 초래할 수 있고 체제에 대한 비판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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