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후계자중의 한명으로 지목되고 있는 쩡칭홍(曾慶紅)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조직부장이 20일 오후부터 비밀리에 방북일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쩡 부장이 오늘부터 닷새정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 기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김양건(金良建) 노동당 중앙위 국제부장 등과 회담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과정에서 장 주석과 김 위원장 간의 회담에 배석했던 쩡 부장의 방북은 올해로 예상되는 장 주석 방북의 사전답사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이와 관련, '쩡 부장의 방북은 장 주석을 대신해 김 위원장에게 중국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장 주석의 방북에 앞서 구체적인 시기와 의제를 조율하려는 것이라는 두가지 관측이 나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쩡 부장의 방북으로 인해 장 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해 이번 쩡 부장의 방북은 장 주석의 방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쩡 부장은 지난해 4월 1-4일 정부 초청으로 방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박태준(朴泰俊) 당시 총리를 예방하고, 이한동(李漢東) 당시 자민련 총재 등 주요 정당 지도자와도 면담한 바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와 함께 중국의 제4세대 핵심 3인방으로 꼽히는 쩡 부장은 지난 89년 5월 장 주석이 상하이(上海) 서기에서 중앙 총서기로 등극할 때 함께 중앙당으로 진출한 이후 장 주석의 `오른팔'로 활동하고 있으며, 후 부주석과 함께 장 주석의 유력한 후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93년 당중앙 판공청 부주임에서 주임 겸 경위국 정치위원 발탁돼 대외적으로는 국가주석 특별조리(助理)로 불리면서 장 총서기를 최측근에서 보좌했으며, 덩샤오핑(鄧小平) 사망 후에는 사실상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지위에 있는 인물이다.

장시(江西)성 지안(吉安)현 태생으로 베이징(北京)공업학원(현 베이징공업대학) 자동제어학과를 졸업하고 석유공업부 외사국 부국장, 상하이(上海)시위원회 조직부장, 부서기 등을 역임한 그의 아버지는 공산당 제1대 원로의 한 사람으로서 국무원 교통부장과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무위원을 역임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