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방문을 마치고 14일 오후 귀국한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남북 탁구 단일팀 구성 합의를 밝힘에 따라 91년 일본 치바 세계탁구선수권에 이어 10년만에 남북탁구 단일팀이 이뤄지게 됐다.

단일팀 명칭은 ‘코리아’로, 단가는 ‘아리랑’으로 정해졌으며 선수단 규모는 남북 각각 25명씩 총 50명으로 하고 단장은 남측에서, 총감독은 북측에서 맡기로 했다.

남북은 또 4월초 오사카에서 3주간 합동 훈련을 갖기로 했고 15일 단일팀 출전 사실을 국제탁구연맹(ITTF)에 통보키로 하는 등 세부 사항까지 합의해 앞으론 실무적 절차만 남은 상태다.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선수단 구성. 남측은 15일부터 국가대표 최종(3차)선발전에 돌입, 단일팀에 합류할 선수들을 뽑게 된다.

한국은 남자부 김택수(담배인삼공사·세계9위)와 여자부 류지혜(삼성생명·세계8위)가 세계10위 이내 자동 출전 규정에 따라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며 이외에 남녀 각 5명씩을 추가로 선발한다.

10위 이내의 선수가 없는 북한은 남녀 각 5명씩의 선수를 선발하게 된다. 따라서 ‘코리아’팀 선수엔트리는 무려 22명에 달하는 대부대가 된다. 국제탁구연맹 대회 요강에 따르면 1개 국가에서 출전할 수 있는 선수 숫자는 자동출전자를 합쳐 최대 12명이지만 코리아 팀의 경우 특별한 예외로 인정될 전망이다.

코리아 선수단은 개인전에는 22명 전원이 참가할 수 있지만 남녀 각 5명씩이 겨루는 국가 대항전인 단체전에는 남한과 북한 선수가 3대2, 혹은 2대3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전 남녀 복식과 혼합 복식의 경우 가능하면 남·북 선수로 조를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호흡이 잘 맞는 남·남조, 북·북조가 나올 수도 있다. 실제 치바 선수권 때도 현재는 부부로 살고 있는 북한의 김성희와 리분희가 혼합복식조로 출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와 관련, 대한탁구협회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박도천 월간탁구 발행인을 위원장으로 하고 임용수 협회경기이사와 박종명 협회기획부장을 위원으로 하는 3인 ‘남북단일팀 준비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소위원회는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실무 검토 작업에 돌입해 있는 상태다.

박도천 위원장은 각 직책 별 남북 인선 작업 복식조와 단체전 출전 선수 명단 확정 훈련 내용과 장소 결정 선수단 운영 비용 분담 문제 등을 시급한 협의 사항으로 꼽았다.

박위원장은 “탁구계는 이미 단일팀을 구성해 본 경험이 있어 빠른 시간 내에 합의점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남북 합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석기자 ds-kim@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