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부터 미국 새 행정부에 대한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갖고 있고 이에 기초해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 드러난 이후 북한의 대미 비난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본격적으로 개시돼 1시간동안에 무려 6회에 이르렀다.

평양방송은 오후 1시 논평 `미제는 침략과 전쟁의 원흉, 평화의 파괴자'를 통해 '미제는 새세기에 들어와서도 대조선 적대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우리의 자존심과 존엄을 심히 건드리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에서 부시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의 대조선 태도를 지켜봤는데 부시 행정부는 우리에게 도전적인 태도로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논평은 '부시 행정부가 있지도 않은 우리의 위협과 인권문제를 걸고 들고 일본의 납치소동에 맞장구를 치며 우리를 테러지원국으로 몰아붙이는 등 도발적이고 무분별한 반공화국 행위의 도수를 높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자존심과 존엄을 건드리며 공화국에 도전하는데 대해서는 추호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확언했다.

평양방송은 이어 오후 1시 10분 `수수방관할 수 없는 위험한 군사적 결탁 책동'이란 제목으로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침략야망을 기어이 실현할 목적으로 일본과의 군사적 결탁을 더욱 밀접히 하는 길로 나가고 있다며 '미국 새 행정부는 '일본과의 군사동맹 강화를 대조선 압살전략 실현에 중요 고리로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미국이 일본과 군사적 공모ㆍ결탁으로 북한을 압살하려는 것은 어리석고 무분별한 짓이라면서 '우리는 미.일의 군사적 결탁이 강화될수록 높은 혁명적 경각성을 가지고 자위적 국방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평양방송은 또 오후 1시 20분 `전쟁의 불을 지르려고'라는 제목으로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서 침략적인 무력을 대대적으로 증강하고 새 세기에 들어 대북 정탐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등 '미제가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침략전쟁 준비를 노골적으로 다그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평양방송은 △미 해군이 내년 괌에 공격형 잠수함 3척을 배치하고 △일본 나가사키(長崎)현의 사세보(佐世保)항에 배치돼 있는 소해함을 지휘하는 소해분견대사령부를 신설키로 했으며 △주일 미 해군이 최근 4일간 도쿄 남부 아쓰기(厚木) 기지에서 야간 항공기착륙 훈련을 벌인 사실 등을 거론하면서 '제반 사실은 미국이 조선반도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새 전쟁의 불집을 기어이 터치기 위해 얼마나 분별없이 덤비고 있는가를 그대로 실증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방송은 또 오후 1시 28분 연이어 `테러를 일삼는 침략무리'란 보도물에서 미국 의회조사국이 북한의 테러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 국무부도 세계인권실태에 관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외국인 납치문제에 관여했다고 밝힌 사실에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미국은 쩍하면 다른 나라를 테러국가로 몰고 있지만 그 누구의 테러에 대해 감히 말할 처지에 있지 못하다'고 못박았다.

방송은 미국이 제2차대전 이후 40여년동안 100여회의 군사정변과 전복.파괴행위를 감행했고 그레나다, 파나마,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아프카니스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군사테러를 강행했다며 미국이야말로 '온갖 테러의 진범인이고 인류공동의 원수이며 평화의 극악한 파괴자, 가장 횡포한 인권유린자'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평양방송은 오후 1시 40분과 50분 `미제가 또다시 조선을 침략한다면 무자비한 징벌을 받게 될 것이다'와 `미국은 조선인민에게 사죄하고 보상해야 한다'는 제목의 `반향'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 등을 비난하는 세계 각계 인사의 발언과 각국 언론의 기사를 소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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