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중진인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13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추진 계획 포기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경수로를 건설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미국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대북정책 세미나에서 지난 1994년에 체결된 북미 기본합의는 북한 핵 사태의 해결이 선결조건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핵 무기 개발 계획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으면 미국은 계속 검증을 주장해야 하고 따라서 경수로는 완공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경수로발전소의 화력발전소 전환 문제와 관련, 미국이 엄격한 검증을 요구한다면 북한이 기본합의의 개정을 요구할 수밖에 없으므로 미국이 먼저 제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미사일 협정도 과거 러시아와의 다양한 군축 협정에서 적용된 것처럼 철저한 현장 점검과 검사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무모한 짓'이라고 규정하고 중국에서의 미사일 발사가 중국의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킨 전례에 비춰 북한과의 미사일 협정은 '기술 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 수출 포기 대가로 요구하는 연 10억 달러나 대일 국교 정상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청구권 자금, 그리고 국제금융기구들이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차관 등은 북한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셈이 되므로 그에 따른 시사점들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드 위원장은 '지난 10여 년동안 대북 정책만큼 이론이 백출한 외교정책은 없었다'고 말하고 백악관과 의회, 또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한 목소리를 내도록 `초당적인 북한 협정'의 제정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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