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완벽한 휴가지로 여기는 관광객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가난한 독재국가라는 인식과 회색의 거대한 조형물, 감시의 눈초리 등으로 인해 북한은 모험심이 강한 여행자라도 쉽게 여행결정을 내리기 힘든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힘들게 북한 여행을 결정한다 해도 복잡한 수속과 생각보다 비싼 여행비 등으로 인해 처음부터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하고 북한에 들어가서도 감시원 역할을 하는 안내원과 운전사의 존재로 인해 관광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1993년 이후 베이징(北京)에 있는 고려여행사를 통해 북한여행을 알선하고 있는 영국인 니콜라스 버너(42)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북한이라고 말한다.

버너는 "북한 사람들이 오해를 받고 있으며 언뜻보면 북한 사람들이 매우 경직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들은 매우 진실한 사람들"이라면서 "한번 친해지면 북한사람들이 매우 활기차고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버너는 북한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럼에도 가치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북한이라면서 지난 11년 간 지속적으로 관계를 쌓아 이제는 북한 안내원도 많이 유연해졌으며 통상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곳까지 관광객을 안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축구 경기를 위해 북한을 다녀온 올해 31세의 은행원 이안 모트도 북한사람들과 흔치않은 교감을 가졌져다면서 "이번 여행으로 내가 북한사람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사람들이 매우 친근한 태도를 보였으며 우리와 말하기를 좋아했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는 가본 사람이 거의 없는 국가에 들어갔으며 그 곳에서 매우 다른 그들 나름의 삶의 방식을 볼 수 있었다"면서 "그 곳에는 스타벅스도, 광고도 없었으며 그들은 완전히 고립된 채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자신들의 이념에 대한 신념을 보고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존경심 같은 것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버너도 여행객들이 북한에서 받게되는 강렬한 인상 가운데 하나가 이미 죽은 김일성 주석에 대한 북한사람들의 변하지 않는 헌신이라면서 "모든 것은 김일성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소개했다.

버너는 "그들의 정치적 견해를 절대 바꿀 수 없겠지만 그래도 문화교류는 촉진돼야만 한다"면서 북한 주민이 서방관광객을 자꾸 보면 세계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야가 넓어질 뿐만 아니라 그들 삶에도 실체적인 변화가 초래될 것이며 서방과 외교관계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너는 "뭐든지 하면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 사람들에게 서방 사회를 소개하고 우리도 북한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버너는 이런 생각으로 지난 2002년 1966년 월드컵 북한 대표팀의 이야기를 담은 대니얼 고든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일생일대의 경기" 제작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북한에 서방의 음악을 소개하는 한편 친선 축구대회나 골프대회 등과 같은 문화행사와 활동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유일한 창구인 베이징의 고려여행사를 통해 매년 2천여명의 서방 관광객을 받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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