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황장엽씨의 미국 방문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11일 뒤늦게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상.하원 외교위원장 주최 간담회에서 제시 헬름즈 상원 외교위원장이 황씨의 방미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자 신변 안전만 확보된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의회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황씨의 신변 안전 문제는 한미 양국의 관계 당국간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상원 외교위는 이에 따라 황씨에게 초청장을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외교소식통들도 김 대통령이 황씨 방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음을 확인하고 상원 외교위의 초청장이 한국측에 접수되는대로 양국의 관계 당국이 신변 안전 문제를 본격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씨는 지난달 12일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 자격으로 헬름즈 상원 외교위원장에게 보낸 16절지 한 장 분량의 자필 서한에서 '귀하의 초청에 언제든지 기꺼이 응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린다'며 방미 희망을 분명히 표명했다.

헬름즈 위원장은 지난해 11월1일자로 양성철(梁性喆) 주미 대사를 통해 한국 당 국에 전달한 초청장에서 황씨에게 보수단체인 디펜스포럼재단 주최 세미나에서 연설 하고 미국 행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도록 권유했으며 황씨는 12월5일자 회신 에서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 2001년10월 이후에나 방미가 가능하다고 밝혔었다.

헬름즈 위원장은 그러나 이번에는 황씨를 직접 초청, 빠르면 다음달에 열릴 대북 정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시킬 방침이어서 최근 대북 정책을 놓고 미묘해진 한미 양국 관계에 또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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