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8일(한국시각)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돈 에번스 상무장관, 폴 오닐 재무장관과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각각 숙소인 영빈관에서 접견하는 등 경제·외교 활동을 계속했다.

김 대통령은 또 워싱턴 매디슨 호텔에서 도널드 그레그 한국협회장 등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25명과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 전문가는 남북간 상호주의, 미국의 NMD(국가미사일방어)체제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문답 요지.

―NMD에 대한 생각은?

“미국이 새 안보상황에서 자국의 안정과 방위체제를 위한 입장을 취하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아직 미국이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아 찬반을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시 대통령에게 얘기했다.”

―부시 대통령이 얼마나 빨리 대북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보나? “대북정책은 검토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차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했고, 나는 북·미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남북관계 개선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 시각 차이는 없다.”

―북한에 대한 평가는?

“북한은 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이유도 있고,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신사고’ 표방, 상하이 방문 등을 보면 북한은 변해가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언제 이뤄지나?

“그가 4월 러시아 방문 후 날짜가 결정될 것이다.”

―2차 남북정상회담에선 무슨 의제가 논의되나?

“1차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안보에 중요하고 통일후에도 주둔해야 한다는 데 김 위원장이 동의한 것이다. 2차 정상회담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교류협력 등 두 축에서 더 깊이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답방 때) 미사일·핵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할 생각이다.”

(워싱턴=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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