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oeder) 독일 총리는 독일이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계획에 참여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dpa통신이 7일 전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독일 일간지 자르스브뤼커 차이퉁과의 회견에서 독일이 NMD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NMD가) 우리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고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독일이 고립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핵심적인 문제는 독일이 NMD 기술을 공유할 수 있을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사일 방어계획에 필요한 기술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최종 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슈뢰더 총리는 지난주 미사일 방어체제 개발에 참여하는 문제에는 독일의 중대한 경제적 이익이 걸려 있다고 말해 NMD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오는 29일 미국을 공식 방문,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미 대통령과 두 나라간의 미사일 방어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슈뢰더 총리는 지난해 NMD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간의 안보수준 차이를 야기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그러나 슈뢰더 총리는 NMD적극 추진론자인 부시가 미 대통령에 당선되자 비난의 수위를 낮췄다.

도널드 럼스펠드(Donald Rumsfeld)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유럽동맹국들의 독자적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유럽 국가들이 보다 제한적인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다고 제의했다.

러시아는 NMD가 궁극적으로 자국의 핵 억지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며, NMD에 대응 군비지출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NMD 때문에 러시아가 앞으로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1300억달러의 군비로 지출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김성윤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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