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북한의 진의에 대해서는 회의를 표시하는 등 남북한에 서로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정상회담에 대한 배경 설명에서 부시 대통령이 한미관계와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김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비전과 사태진전에 대한 시각을 매우 설득력있게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지도자가 아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매우 긍정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말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김 대통령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지지를 거듭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북한의 진의에 강한 회의를 나타내고 북한과의 합의에 대한 검증 장치 확보를 주문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한미 양국의 대북 정책에 이견이 있느냐는 질문에 '양측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하고 '미국은 한국이 대북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협의를 원하고 있고 실제로 김 대통령은 기꺼이 단계마다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한미 양국의 대북 정책 공조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 당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둘러싸고 빚어진 논란과 관련, 미국이 추진하는 국가미사일방어(NMD) 구상에 대한 반대를 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김 대통령이 확인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하고 그러나 한국이 NMD 구상에 대한 지지를 밝힌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