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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농지 개인책임제’ 좌절이 식량난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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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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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복(전 북한농업과학원 연구사)
북한에서 ‘농지 가족 도급제’를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할 것이라는 소식(NKchosun.com 6일 보도)은 충격적이다.

이것이 진실로 된다면 경제 전반과 사회생활에 커다란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북한식량난의 근원은 한마디로 집체농에 의한 노동 의욕 상실이다. 북한농민은 농사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게 되어있다. 왜냐면 열심의 대가로 주는 ‘분배 돈’에 비할 바 없이 가치 높은 식량배급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할 의욕 상실은 곧 주인의식 결여를 불러온다. 그 결과는 좋은 종자를 도입해도 10% 정도의 생산효과성 밖에 못내는 것으로 나타난다(남한은 95%이상). 이러한 주인의식 결여를 해결하기 위해 “농장포전(경지)은 나의 포전”이라는 구호를 내놓았다(86년). 그러나 일한 만큼의 물질적 대가가 아닌 추상적인 구호에 매료될 북한농민이 이제는 아니다.

고민 끝에 타개책으로 과학원 지질학연구소 실장(박철)이 제기한 이른바 ‘농장포전개인책임제’를 도입하였다(85년). 정무원 총리(강성산), 당중앙위원회 농업담당비서(서관히)와 과학담당비서(김환)까지 동조 하에 진행된 ‘농장포전개인책임제’는 ‘개인’의 도덕적 책임을 자극한 것이 색다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86년, 중국의 호요방 당 총서기 실각까지 불러온 천안문시위사태가 시작되면서 철퇴를 맞는다. 이에 관여한 총리와 중앙당비서들도 철직(해직)될 정도였다. 사회주의 하에서 개인을 허용할 때 중국과 같은 사태가 온다는 것을 간접체험 했기 때문이다. 즉시 '사회주의 완전한 승리를 위하여'라는 노작을 발표하고 사유화로 나가는 국제추세와 정 반대로 집단화의 최고 단계인 ‘전인민적소유제’로 전환했다(86년). 더욱이 89년 이후 동구권, 소련의 붕괴를 맞아 다시는 변화란 있을 수 없는 듯했다.

북한은 정책이념으로도 농업개인화를 허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즉 완전한 공산주의사회에 들어가도 변할 수 없는 것이 농업의 '분조관리제’라고 못 박아 놓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확실히 사회주의를 고수하였다. 그러나 그 후과(결과)는 참혹하다. 85년에 있은 농업개혁의 첫 시도가 좌절된 후 10년도 못 되어 수백만 명이 굶어죽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이러한 상황에서의 변화는 97년, 6∼7명의 소규모 '분조계약제’다. 하지만 국가의 간섭이 아직 큰 만큼, 또 비료, 농약, 농기계 등의 절대적 부족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한 차원에서 이번의 '농지 가족도급제’를 실시한다면 지난날에 볼 수 없었던 성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일부에서 중국식 개인농 수준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판단은 북한 정치 체질로 보아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 근본적인 정치의 변화가 없이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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