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송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북한 여성들의 활약상을 대대적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이 `3.8국제부녀절', `국제부녀절', `3.8절'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정치적 성격의 공식적인 행사를 떠나 연중 유일하게 여성들 특히 기혼여성을 배려하는 날로 인식돼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첫 방송시간인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내보낸 9개의 뉴스 중에서 무려 8개를 정치, 경제, 과학, 보건, 체육 등 각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활동상을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중앙방송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김 총비서의 생모인 김정숙의 탁월한 영도로 북한에서 남녀평등문제가 완전히 해결됐으며 탁아소, 유치원, 편의봉사시설 등의 설치로 여성들이 마음놓고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특히 자강도 장강군 읍협동농장 박옥희 관리위원장, 과학원 유색금속연구소 현영라 연구사, 세계 마라톤 여왕 정성옥 선수 등을 '우리 시대의 영웅, 여성들의 커다란 자랑'이라고 내세웠다.

중앙방송은 현재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이며 수많은 여성들이 각 도, 시ㆍ군 인민회의와 성ㆍ중앙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권위있는 교수, 박사를 비롯해 수십만 명의 여성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여러 부문에서 한몫을 당당히 하고 있다며 최근 계산화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화학대사전과 계산기 편집을 컴퓨터로 실현시킨 석유화학 및 메탄올연구소 림순 학사(석사) 등 과학원 함흥분원 여성과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전하기도 했다.

이 방송은 량강도 산원의 김옥별 부원장 등 여성 의료진과 평양 창광옷공장, 자강도 구월방직공장 여성노동자들이 거둔 생산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방송은 이어 육상, 태권도, 배구, 탁구, 예술체조(리듬체조) 등에서 나라의 이름을 떨친 여성 인민체육인들이 수많이 배출됐다며 북한 여자 유도와 역도계의 간판 인 계순희와 리성희 선수, 제33∼34회(75,77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우승자 박영순(87년 사망), 91년 세계체조선수권 보유자 김광숙 등 10여 명의 선수들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중앙방송은 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 김경옥 부위원장 등 여맹간부들의 인터뷰와 얼마전 평양시 도시시설관리소 노동자로 집단 진출한 서성구역 하신동에 살고 있는 40여 명의 가정부인들과 가진 인터뷰도 내보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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