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미국은 북한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대북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끝날 때까지는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8일 오전 1시)부터 약 1시간동안 백악관에서 열린 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북한과 평화협상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자신은 북한의 지도부에 대해 회의적이며 대량파괴무기를 제조.확산시킬 수 있는 북한의 능력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약 35분동안 가진 김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는 (김) 대통령에게 장래 어느 시점에는 북한과 대화를 갖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어떠한 협상도 조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회의를 갖고 있지만 그러한 회의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가로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북한이 대량파괴무기를 전세계에 실어나르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 및 확산 능력이 실제로 중단됐다는 보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대통령의 대북 평화노력에 찬사를 보내면서 '그러한 노력이 우리가 평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에 확신시켜 주기를 희망하지만 그러한 평화가 확실히 이룩되도록 하기 위해 현명하고 강력하며 일관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열린 김 대통령과의 회담이 '솔직한 것'이었다고 말해 두 지도자가 한반도의 평화라는 동일한 목표에 대한 접근방법에서 약간의 견해차이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양국 정상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기자들에게 부시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북한에 '우롱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대북협상은 북-미관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제조 및 확산 능력은 '위협'이며 북한이 막강한 군사력을 한국을 야포의 사거리안에 두는 국경지역에 배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부시)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 점을 역설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보다 앞서 지난 6일 한 기자회견에서 클린턴 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일부 유망한 요소들'이 있어 이를 검토중이며 부시 행정부의 어떠한 정책결정도 김 대통령과의 협의 후 내려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김 대통령의 대북 평화노력이 북한측으로부터의 양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빠르게 진전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시해온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김 대통령에게 이러한 점을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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