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7일 오전 11시(한국시각 8일 새벽 1시)부터 부시 대통령의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1시간 동안 열렸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곧바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결과를 설명한 뒤 2층의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 오찬을 갖는 등 2시간30분 동안 잇따라 자리를 함께 했다.

미국측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토머스 허바드 국무부 차관보 대리,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한국측의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 김하중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양국의 외교·안보팀은 이날 정상회담과 오찬, 김 대통령과 파월 국무장관의 조찬에 배석하는 등 ‘종일 회담’을 통해 정책을 조율했다.

◆ 한·미 정상회담

김 대통령은 오전 10시50분 백악관에 도착했다. 이어 루스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한 뒤, 회담장인 오벌 오피스로 이동, 부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배석자 소개, 기념촬영에 이어 회담에 들어갔다.

회담은 주로 김 대통령이 북한의 현 상황과 우리의 대북정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움직임, 한반도 정세와 미국의 NMD(국가미사일방어) 체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등을 설명하고, 부시 대통령이 의견을 밝히는 식으로 진행됐다.

김 대통령은 올해 김정일 위원장의 ‘신사고’ 주창과 중국 상하이 방문 사실을 들어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지속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심장병에 대한 치료 때문에 불참할 것이라던 딕 체니 부통령도 정상회담과 오찬에 잇따라 참석했다.

◆ 공동기자회견, 오찬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은 백악관 야외 회견장인 로즈 가든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워싱턴의 추운 날씨 탓에 회담장인 오벌 오피스에서 갖는 것으로 변경됐다.

두 정상은 회견 후 백악관 2층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으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함께 하면서 개인적인 우의와 신뢰를 다졌다.

◆ 파월 국무와 조찬

김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숙소인 영빈관에서 파월 미 국무장관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통령의 파월 국무장관과의 조찬은 럼즈펠드 국방, 돈 에번스 상무, 폴 오닐 재무장관 등 부시 행정부의 외교·경제정책을 지휘하는 주요 장관들과 직접 만나 이해의 폭을 넓히겠다는 고려에서 이뤄진 것이다.

/워싱턴=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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