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남북경협 활성화와 ‘북한특수’가 기대되는 가운데 각 기업들은 11일 업종별로 북한 특수(특수) 가능성을 분석하느라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건설=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실무를 맡고 있는 현대건설은 도로·항만 등 대형 건설사업에서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수요 폭증 효과는 물론이고 서해안 공단 조성 사업과 해외건설공사장 등 제3국에서 북한인력을 공사에 투입하는 사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건설의 경우 LG상사의 대북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정유·항만·도로 등 북한내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사업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LG상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자=전자업계는 대북 임가공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부터 국내에 반입해오는 북한 컬러TV 생산량을 2만대까지 늘릴 계획. 5~6월에는 삼성 브랜드의 북한산 라디오 카세트와 유선전화기도 소비자들에 판매한다. 경협 무드가 무르익을 경우 하반기 중 스피커·모니터 등 2개 품목을 추가 생산할 예정이며, 다음달 평양에서 삼성 전자전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북한에서의 컬러TV생산을 위해 지난 97년 정부로부터 대북협력사업자 승인을 받고 연간 20만대의 컬러TV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로는 보류된 상태나 협력조건이 개선될 경우 45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섬유=인력부족과 임금인상으로 국제경쟁력이 약화된 국내 섬유업계는 남북경협으로 북한의 우수한 품질력과 노동력을 접목하게 되면 섬유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조선·기계=현대중공업은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건설수요가 일어나면 건설중장비 수요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운수요가 늘면 선박신규발주량이 늘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운=해운업계는 남북간 항로가 추가개설돼 해운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속초와 나진, 동해와 백두산, 부산과 원산, 청진 등의 항로 개설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합상사=남북교역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대북사업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적극 대비 중. LG상사는 10억달러를 투입, 비무장지대 국제물류센터 건설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물류센터를 육로로 연결해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국제적인 물류중심지역으로 육성한다는 목표이다.

LG상사는 또 LG전자와 함께 20만대 규모의 텔레비전 합영공장 설립을 가속화하고, 백색가전생산 및 부품생산사업 구체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동통신과 전화교환기 조립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양식 및 어획사업, 수산물 종합가공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LG상사 관계자는 “화학사업 분야에서도 비료공장과 합성수지공장 설립을 의뢰받은 적이 있어 사업구체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도 북한 내 공단개발사업, 유휴설비 북한반출, 인터넷 사업 등 대북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동한기자 dhlee@chosun.com

/서교기자 gyoseo@chosun.com

/이위재기자 wjlee@chosun.com

99년 품목별 반출현황과 99년 품목별 반입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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