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로 예정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간의 한미 정상회담은 향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 입안에 매우 유익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1일 말했다.

워싱턴에 있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조엘 위트 객원 연구원은 이 연구소 주최로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국 정상은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강조하는 한편 국가미사일방어(NMD) 구상 등도 다룰 것으로 예상했다.

위트 연구원은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출범 한 달을 갓 넘긴 상태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협상이 아닌 협의의 성격이 짙어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대북 정책 변경을 요구하거나 방관적인 자세를 취할 수도 있고 포용 정책은 지속하면서도 부분적으로 강경 자세를 택해 평양과 긴장 관계가 조성되는등 한국과 미국 사이에 예상되는 시나리오들을 제시했다.

위트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한반도의 상황은 매우 조심스러운 상태”라고 진단하고 “한반도 문제는 남북이 주도해야 하며 미국은 적극 개입하되 남북 화해 과정에 반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러 정상회담 공동 코뮈니케에 포함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관련 부분이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민감하고 어려운 현안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이 문제에 너무 집착하면 다른 현안이 소홀히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김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1)국내의 정치적 지지 확보 2)미국의한반도 정책 검토 촉진 3)미국의 한반도 정책 토론에 대한 영향을 통한 온건파 입지강화를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돈 오버도퍼 워싱턴 포스트 전 도쿄(東京) 지국장은 “한국이 NMD 문제에서 러시아 편에 섰다”는 뉴욕 타임스의 기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부시 행정부는 대북 정책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한반도 전문가는 노벨상 수상자인 김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등 전임 민주당 정권은 물론 미국의 보수 진영도 매우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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