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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外誌가 파헤친 '탈북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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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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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모두가 어수선한 요즘에도 김정일이 서울을 답방하면 남북관계에 대단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고취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과 관계없이 오늘도 굶주림과 독재에 지친 북한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수천㎞의 대탈주를 감행하고 있다는 21세기의 ‘엑소더스’가 3월 5일자 뉴스위크의 커버 스토리로 만천하에 소개됐다.

우선 외국잡지가 탈북자 문제를 이렇게 비중있게 보도했다는 사실부터가 우리로선 부끄럽기 그지없는 충격이다.

뉴스위크 기사는 중국과 베트남을 거쳐 태국에 도착해서 비로소 서울로 망명하는데 성공한 한 탈북자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북한당국이 프랑스에서 돈을 받고 반입한 쓰레기더미를 뒤지면서 살아가던 그는 93년에 외국 비디오를 보았다는 이유로 강제수용소에 수용된다. 99년에 그곳을 빠져나온 그는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한다.

중국에서 노동으로 50달러를 모은 그는 중국대륙을 종단해서 베트남에 밀입국한다. 호치민시의 한국대사관을 찾았지만 대사관 직원은 태국으로 가라고 일러준다. 호치민 시 한국선교단체의 도움을 받은 그는 3개월 동안 걸어 방콕의 한국대사관을 찾은 끝에 망명하게 된다. 평양과 서울간의 거리는 198㎞에 불과하지만 그는 5000㎞를 돌아 서울에 도착한 것이다.

중국과 동남아 루트 외에도 극동 러시아와 모스크바를 거치거나 몽골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하는 탈북자가 늘어가고 있다. 단순히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독재정권이 싫어 탈출한 경우도 늘고 있다. 중국 옌지(연길)시 지역에만 3만명의 탈북자가 한국으로 탈출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탈북자를 둘러싸고 옌볜의 한국 인권단체와 중국의 공안기관 및 북한공관원 사이에 치열한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중국에서 숨어지내는 탈북 난민의 77%는 북한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탈북자들과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북한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고 북한당국에 대해 인권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국에 대해 탈북자를 강제송환하지 말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뉴스위크 기사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북한의 처참한 모습을 다시 한번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중국에서 임신한 채 잡혀온 여자들은 아이를 억지로 낳는데, 태어난 아이들은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탯줄은 잘라서 의약품 재료로 쓴다니, 어찌 하늘 아래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이 기사는 탈북자들의 ‘세기의 비극’을 외면하는 우리의 도덕적 치부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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