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증시가 11일 미국 나스닥시장 폭락의 영향을 받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북한 특수(특수)에 대한 기대심리로 급등한 건설주 지수도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코스닥시장의 기술주들도 대부분 내림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나스닥시장 폭락의 영향으로 장 초반부터 대규모의 팔자 물량이 쏟아져 코스닥지수가 무려 18.07포인트(8.08%)나 빠진 205.51로 하락했다. 한통하이텔이 하한가까지 떨어지고 한통 프리텔·한솔엠닷컴·하나로통신을 비롯, 다음·한글과컴퓨터·로커스 등 주요 기술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소시장도 남북 정상회담이 단기적으로 기업수익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약세로 출발,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5.12포인트(1.73%) 하락한 855.05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급반등한 건설업종과 화학업종 지수가 각각 2.44%, 2.34%씩 하락한 것을 비롯, 은행·1차금속·철강 등 3개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내림세로 끝났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2개 종목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반도체 주식들도 내림세를 나타내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극히 부진했다.

피데스투자자문 송상종 사장은 “남북회담의 기대 효과가 하루만에 끝난 데다 외국인 매수세도 급속히 약해져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당분간 미국 나스닥시장의 등락에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강한 영향을 받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선우정기자 jsunw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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