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사설
[사설] 영원히 실종된「납북」과 「국군포로」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1.02.2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이번 3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우리는 일부 극소수의 납북자 및 국군포로의 만남을 성사시키는 대가로 「납북」과 「전쟁포로」에 관한 우리의 원칙과 기본입장을 포기했다. 어느 것이 현실적이냐의 질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원칙을 포기한 나라, 기본을 실리에 양보한 정부가 과연 가치있고 신뢰할 만한 것인가에 우리는 깊은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32년 전 납북됐던 KAL 여승무원 성경희씨가 남에서 간 어머니와 감격적인 상봉을 하고 북에 억류된 국군포로 2명이 남쪽 가족을 만난 것은 「이산」의 차원에서는 정말 다행스럽고 잘된 일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이들의 문제를 「포괄적 이산가족」 문제로 다루기로 한 것은 편의주의적이고도 원칙을 저버리는 정책으로, 이제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남북관계에서는 영원히 실종되어 버렸다.

북한은 그동안 이들의 송환요구에 대해 『북에는 의거입북자는 있어도 국군포로나 납북자는 한 사람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제는 납북자나 국군포로도 단지 「이산가족」에 포함될 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상봉에서 가족을 만난 국군포로에 대해 북측이 「전쟁 때 의거한 사람」이라고 주장해도 정부당국은 아무 말도 못했다.

정부가 추정한 국군포로는 1만9000여명, 납북자는 487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봉한 납북자와 국군포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들의 상봉이 제도화된 것도 아니다. 상징적인 몇 사람의 상봉을 위해 정부 스스로 「국가」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정부는 북이 요구한 비전향 남파간첩들은 대거 보내면서도 결과적으로 『북에는 납북자나 국군포로는 한 명도 없다』는 북한의 주장을 합법화시켜준 셈이다. 아무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는 그렇게 무원칙하게 「타협」할 사안이 아니다.
/조선일보 2001. 2.28. 사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