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문 이틀째를 맞은 북측 이산가족 상봉단은 전날 단체상봉에 이어 27일 숙소인 롯데월드호텔에서 남측 가족들과 오전, 오후 2차례에 걸쳐 개별상봉을 갖고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특히 가족들은 이산의 한을 품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애도하며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가 하면, 반백년동안 차려주지 못한 생일상을 준비해 축하했고 지난 50년간 서로 생사조차 모르고 살아온 회한의 삶과 어린 시절 추억 등 가슴속에 묻어온 이야기 보따리를 맘껏 풀고 이산의 아픔을 달랬다.

북한 `피바다가극단' 총장인 삼촌 김수조씨로부터 아버지 수희씨의 사망소식을 들은 김복겸(52)씨는 삼촌이 가져온 부친 사진과 공훈예술가 명예칭호증서를 영정대신 놓고 큰 절을 올리고 명복을 빌었다.

남쪽의 딸 류영희(53)씨는 지난 25일(음력 2월3일)이 생일인 아버지 류남수(75)씨를 위해 케이크와 과일을 준비, 뒤늦게 생일상을 차려드리고 큰 절을 올리며 만수무강을 빌며 시계.반지 등을 생일선물로 드렸다.

강서구(70)씨의 남쪽 형 항구(78)씨는 고1때 헤어진 동생에게 서구씨가 초등학교때부터 고1때까지 받은 성적표와 상장, 족자형태로 만든 족보를 선물했다.

박수양(70)씨의 네 동생들은 멋진 기념사진을 찍어 북에도 보내고 간직하기 위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와 눈길을 끌었다.

남북으로 갈라져 살아온 정지용 시인의 두 아들은 어린 시절 추억과 아버지의 업적과 일화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전날 반세기만에 아들 조원영씨를 만난 남쪽의 모친 김서운(87)씨는 '50여년동안 아들 생각에 잠을 못이뤘는데, 어제(26일)는 모처럼 잘 잤다'며 아들의 손을 꼭잡고 놓지 않으며 상봉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날 개별상봉에서는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인원이 5명으로 제한됨에 따라 많은 인원이 찾아온 가족들은 가족임을 확인하는 표찰을 바꿔가며 릴레이로 상봉을 했고, 미처 상봉장을 찾지 못한 가족들과 휴대전화를 통한 `음성 상봉'도 이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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