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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ㆍ아들ㆍ처음 만난 부모(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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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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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 아들 맞느냐?' '아버지, 제가 용국이에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 만나면 어머니가 젊었을 때 고기장사해 아버지에게 금시계를 사 주셨다는 말을 하면 아신다고 했는데...'

1.4후퇴 때 임신한 아내를 북한에 남겨두고 남한으로 내려와 50여년 동안 생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한형춘(73.부산시 서구)씨는 26일 평양에서 한번도 보지 못한 아들 용국(50)씨를 만나 자신의 혈육인지 하나하나 확인해 갔다. 언뜻 보기에도 영락없이 빼닮은 얼굴 때문에 부자지간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지만 믿기지 않는 긋 연방 고개를 돌렸다.

'혹시 호적등본은 떼왔느냐'며 아버지 한씨가 묻자 아들은 '그런 것은 없다'며 대신 어머니 사진 등 북에서 가족들이 찍은 사진 30여장을 펼쳐놓고 하나하나 설명했다.

한씨는 북한에 두고온 아내가 찍은 환갑사진을 보자 한참동안 쳐다보고 또 쳐다봤다.

아들 용국씨는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아 환갑을 한해 남겨 두었지만 미리 환갑상을 차려주었습니다'라고 설명하자 한씨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평남 강서가 고향인 정린서(80)씨도 이날 1.4후퇴 때 부인과 어린딸 4명을 진남포에서 남쪽으로 가는 배에 태우지 못하고 북한에 놓아두고 내려온 지 50년만에 이미 60줄인 딸들을 상봉했다.

당시 부인이 임신한지도 모르고 내려온 뒤 태어난 아들 대선(50)씨도 아버지 정씨에게 첫 인사를 했다.

첫 만남이라 다소 어색한 듯 정씨는 아들 대선씨에게 '그 동안 못보았으니 오늘이 처음이네'라며 아들의 얼굴을 찬찬히 쳐다보았다.

대선씨는 '김정일 장군님이 훌륭히 키워주셨다'고 말했다.

평양을 방문 중인 이번 3차 이산가족 남측 방문단에는 한형춘ㆍ정린서씨와 같이 부인이 임신중이어서 자녀들을 한반도 보지 못한 가족들이 6명이나 된다.

이들은 한적으로부터 생사확인 통보를 받을 때만 해도 새로 확인된 자녀들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 했으나 상봉장에서 자신들을 빼닮은 자녀들을 보고는 `유복자'라는 말을 듣고 죄책감과 미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혼한 지 채 2년도 안돼 부인과 헤어진 김만수(79)씨도 임신 사실을 모른 채 남한으로 갔다가 이번에 아들 김명모(50)씨를 만났다.

뱃속에 있는 자식이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른 채 헤어졌다. 이번에 딸 안선녀(50)씨를 만난 안준수(88)씨는 딸과 사위로부터 처음으로 큰 절을 받고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안씨는 '한번도 아버지 노릇을 못했는데...'라며 끝내 말끝을 잇지 못했다.

이밖에 이병식(82)씨도 아들 원주(50)씨를, 김봉빈(80)씨도 딸 은복(50)씨를 만나 혈육의 끈끈한 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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