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여승무원 성경희(55)씨가 탑승했던 대한항공 「YS-11」기(기장 유병하) 공중피랍사건은 지난 69년 12월 11일 발생했다. 승객 47명과 승무원 4명 등 51명을 태운 「YS-11」 쌍발여객기는 이날 낮 12시25분 강릉 비행장을 떠나 서울로 향하던 중 대관령 상공에서 납치돼 오후 1시18분 원산 근처 선덕비행장에 착륙했다.

납북 사건 다음날 북한 당국은 유병하 기장 등 두 조종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두 조종사에 의한 자진 입북』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 사건을 정치적 흥정대상으로 변질시키려다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70년 2월 5일 납북 민간인들을 송환키로 약속했으나 송환 당일 약속을 뒤집기도 했다.

이후 남북이 이 사건 처리를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자 북한은 종전의 태도를 바꿔 결국 납북 66일 만인 70년 2월 14일 탑승자 가운데 승객 39명(남자 32명·여자 7명)만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으며, 귀환자들의 증언으로 납북경위가 상세히 밝혀졌다.

승객으로 가장, 맨 앞좌석에 앉아있던 고정간첩 조창희(당시 42세)가 이륙 후 기장실로 들어가 권총으로 기장 유병하씨 등을 협박했던 것. 이후 북한은 승무원 및 승객 11명의 송환을 거부한 채 지금까지 억류해왔다.

다음은 억류된 승객·승무원 명단.

유병화(당시 38세·서울 용산·조종사) 최석만(당시 37세·서울 성북·부조종사) 정경숙(당시 24세·서울 영등포·스튜어디스) 성경희(당시 23세·서울 성북·〃) 황원(당시 32세·강원 강릉·아나운서) 김봉주(당시 27세·〃·기자) 채헌덕(당시 37세·〃·병원장) 장기영(당시 40세·경기 의정부·요식업) 임철수(당시 49세·강원 양구·회사원) 이동기(당시 47세·경남 밀양·합동인쇄소) 최정웅(당시 28세·강원 원주·한국슬레이트)

( 김민식기자 callin-u@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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