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국군포로가 돼 북한에 살고 있던 손원호(75)씨와 김재덕(69)씨가 제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위해 평양을 찾은 남한측의 동생들을 26일 단체상봉장인 평양 고려호텔에서 각각 만났다. 이는 작년 11월 말 제2차 이산가족 상봉 때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 이정석씨가 남측의 이형석씨를 만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손씨는 동생 준호(67)씨를, 김씨는 동생 재조(65)씨를 각각 만나 서로 부둥켜 안고 전쟁이 갈라놓은 형제애를 달랬다. 북한 중앙TV도 저녁 8시 정규 뉴스 시간을 통해 이들의 상봉 장면을 보도했다. 북한 TV는 그러나 이들이 ‘인민군대에 입대했다’는 식으로 보도, 이들이 국군포로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후 서울 강남의 센트럴시티에선 고 정지용 시인의 둘째 아들 구인(68)씨 등 100명의 북측 이산가족들이 500여명의 남쪽 가족을 만났으며, 이어 평양 고려호텔에선 이제배(94) 할아버지를 비롯한 남한 이산가족 100명이 북쪽 가족들과 눈물어린 포옹을 했다.

북한측의 장재언 조선적십자회중앙위원회 위원장은 남측 방문단을 위한 만찬에서 연설을 통해 “조만간에 면회소가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장정자 남측 방문단장으로부터 “서영훈 총재가 장 위원장을 만나 이산가족 문제 등을 논의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아주 긍정적이다”고 답변했다.

남북의 방문단은 27일 각각 서울 잠실 롯데월드와 평양 고려호텔 숙소에서 가족들과 개별 상봉을 한다.

( 평양=공동취재단 )

/ 김인구 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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