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령형상문학'의 산실인 4.15문학창작단 단장에 소설가 김정 씨가 임명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4.15문학창작단은 `수령형상문학'으로 일컬어지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그 가계의 생애와 업적을 담은 소설을 전문창작하는 기관으로 1967년 6월 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설립됐다.

이 창작단의 대표작은 김 주석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시리즈 `총서'(叢書) 「불멸의 력사」, 김 총비서의 활동을 그린 `총서' 「불멸의 향도」, 김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장편실기 「21세기를 보다」 등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월간 문학잡지 조선문학 최근호(2001.1)는 `20세기 주체문학의 빛나는 자욱을 더듬어'라는 제목으로 김병훈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장 등 유명 작가들과 가진 `좌담회'를 소개하면서 4.15문학창작단 소설가였던 김정씨를 단장이라고 호칭,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1999년 10월 강능수 당시 4.15문학창작단 단장이 내각 문화상으로 등용되면서 지금까지 후임자에 대해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50대 후반으로 알려진 김 정 신임 단장은 뛰어난 작가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문학대학 전신) 창작과에서 아동소설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조선문학창작사(현 조선작가동맹)에서 활동하다가 70년대 중반 실력을 인정받아 4.15문학창작단 작가로 전격 발탁됐다.

그는 이곳 창작단에서 「불멸의 력사」중의 하나인 장편소설 「닻은 올랐다」, 김 총비서의 생모 김정숙의 활동을 그린 단편소설 「첫 수술」등 많은 소설을 창작했다.

특히 그는 김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집필에 주역으로 참가, 제1권(1992)을 비롯해 여러 권을 펴냈으며 김 주석과 김 총비서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단장에 등용된 것도 이같은 공로가 크게 작용된 것으로 짐작된다.

김 단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동소설도 계속 썼는데 그중 중편소설 「1학년생」(1983)은 초등학교 1학년생들의 동심을 생동하고 진실하게 묘사한 것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문단으로부터 '진짜배기 아동문학 작가가 출현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가 쓴 아동 단편소설은 여러권의 책으로도 발행됐으며 대표적인 소설집으로 「영원한 불빛」(1979), 「일요일」(1984) 등이 있다.

지금까지 4.15문학창작단 단장을 역임한 인물들은 천세봉, 석윤기, 현승걸, 권정웅 등 역대 최고의 작가들로 알려져 있다.

현재 창작단에는 권정웅, 리종열, 최학수, 백남룡, 박태수, 안동춘, 최창학, 정기종, 진재환 씨등 뛰어난 소설가들이 포진하고 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