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방송이 22일 소프트웨어 개발의 메카인 `조선콤퓨터쎈터'를 '나라의 지식산업 기지(단지), 최첨단 과학기술의 대전당'으로 지칭하면서 설립 과정과 현황 등을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평양방송에 따르면 평양 만경대구역 선내동에 있는 `조선콤퓨터쎈터'는 김일성 주석이 최고인민회의 제8기(86.12∼90.4) 6차회의에서 `인민경제의 컴퓨터화'를 천명한데 이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89년 봄 이 센터의 건설을 직접 지시함에 따라 90년 10월 설립됐다.

김 총비서는 이 센터의 위치를 직접 정해주고 유능한 설계가들을 총동원시켰으며 건설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우선적으로 공급토록 조치를 취했다.

특히 김 주석과 김 총비서는 센터 개관식에 참석하는 등 컴퓨터 산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김 총비서의 각별한 지도에 의해 이 센터는 건물과 설비에 있어서나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서 세계적인 수준에 있다고 중앙방송은 주장했다.

이 센터는 건평 2만3000여㎡로, 선내동의 풍치 좋은 과일동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ㄴ형'의 흰색 타일 현관을 제외한 건물벽 전체가 온통 푸른 유리로 돼 있다.

건물 내부에는 분수가 솟아 오르는가 하면, 각종 물고기가 헤엄치는 연못도 마련돼 있다.

특히 건물 외부는 물론 내부에도 아름다운 녹지와 정원이 꾸며져 있어 찾아오는 사람들을 황홀케 한다.

현관문을 열고 드넓은 홀에 들어서면 남쪽 창문가에 녹지가 펼쳐져 있고 그 옆에는 소파가 가지런히 놓여 있어 휴식하기에 더없이 좋다.

1층부터 4층까지 관통돼 있는 시원한 감을 주는 홀을 따라 위층에 올라가면 한쪽에 또다른 풀밭이 마련돼 있고 거기에 키 낮은 가로등까지 세워져 있어 마치 공원이나 정원에 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계속 위로 올라가면 좁은 계단이 있는데 그곳에도 방 몇개 크기만한 녹지가 펼쳐있어 연구사들이 담소를 하고 머리도 식히는데 제격이다.

센터의 연구용 설비와 책걸상 등 사무용 설비 역시 최상의 수준이다.

`조선콤퓨터쎈터'는 여러개의 부문별 프로그램 개발 집단(팀)과 이 팀들을 지원하는 전자계산기실, 기계조종실, 계산기모의실, 화상(동영상)처리실, 컴퓨터기술강습소 등 8개의 기술부서로 구성돼 있다.

프로그램 개발팀으로는 `조선어입력', 문자인식, 음성인식, 기계번역, 문서요약, 한글서체(書體) 등과 같은 응용 기술제품을 담당하고 있는 `체계 프로그램 팀'이 있다.

또 인공지능 기술과 동영상인식기술, 지문인식 같은 인체정보 처리에 기초해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컴퓨터 전문가체계 개발팀'과 조정체계 개발팀, 다매체 기술개발팀, 경영관리 프로그램 개발팀, 응용프로그램 개발팀 등도 있다.

이 센터는 산하에 전산부품과 소프트웨어 등의 대외교류 업무를 관장하는 자회사인 `신흥회사'까지 두고 있다.

훌륭한 환경속에서 이곳 연구사들은 이미 수백 개의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입했으며 특히 여기서 개발된 문자인식 프로그램, 동영상처리기술, `심혈관계통 질병진단 체계기술', 컴퓨터바둑, `4차원 가상무대체계' 등 400여건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공업과 농업부문에서 제품의 질과 실수율(實收率)을 높이는 프로그램은 이미 경제부문에 활용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앞으로 `음성편집 종합사무처리 프로그램', `다국어 음성인식 및 번역 프로그램' 등 현대 프로그램 기술에서 핵심적 의의를 갖는 프로그램과 공장ㆍ기업소 생산공정의 컴퓨터화, 벼농사 등 농업생산을 늘릴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의 부문별 `컴퓨터망 체계'(네크워크 시스템)를 완성하고 그에 기초해 북한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과학기술적 토대를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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