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이 21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99년 9월 발표된 미사일 발사유보 조치가 파기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는 99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북ㆍ미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직후 북한이미사일 발사 임시중지를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이어져 오던 이 조치가 파기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에게 지난 98년 `광명성 1호 인공지구위성'과 관련해 '처음이자 마지막 인공위성 발사'라고 말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상당한 우려가 섞인 입장 표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음은 99년 9월 북한이 미사일 발사유보 조치를 취한 이후 소개됐던 미사일 관련 주요 발언이다.

▲1999.9.24 = 북 외무성 대변인, '우리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조ㆍ미 사이의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고위급회담을 진행하게 될 것이며 회담에 더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이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에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2000.1.29 = 북 중앙통신, '미국이 그 누구의 위협을 운운하며 국가미사일방어체제 개발을 기어코 강행하는 길로 나간다면 우리도 그에 대응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미사일 발사중지 문제는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것이며 미국의 처사에 따라 재검토될 수도 있다. 억제력에 대한 선택권은 미국에만 부여된 독점권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의 태도를 예리하게 주시하면서 미사일 발사 임시중지 문제를 비롯한 호상관계 문제에 대하여 적절한 결심을 내릴 것이다.'

▲2000.6.21 = 북 외무성 대변인, '우리는 워싱턴 고위급회담 개최에 좋은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지난해 9월 24일 고위급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위성발사를 임시 중지할 것이라는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 고위급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우리가 취한 발사 임시중지 조치는 의연히 유효하다.'

▲2000.7.13 = 제5차 북-미 콸라룸푸르 미사일회담(7.10∼12) 이후 장창천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는 경우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미국이 연간 10억달러를 보상해야 한다.'

▲2000.7.19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외국의 로켓추진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오직 평화적인 우주개발 연구에만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000.8.12 =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 면담에서, '로켓 한발에 2억∼3억 달러가 들어가는데 미국이 우리 위성을 대신 쏴 주면 우리가 개발을 안 하겠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얘기했습니다.'

▲2000.10.12 = 북ㆍ미 공동코뮈니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측은 새로운 관계구축을 위한 또 하나의 노력으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모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미국측에 통보하였다.'

▲2000.10.24 =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 '23일 집단체조 참관시 대포동 미사일 형상이 연출됐을 때 그(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즉각 나를 쳐다보며 `이것이 첫번째 위성발사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1.2.21 = 북 외무성 대변인, '우리의 위성 발사가 순수 평화적 목적의 과학기술 개발에 지나지 않지만 그 위성발사가 미국의 안전에 문제가 된다면 대리발사를 받아들일 수 있으며 미사일 수출은 외화벌이를 위한 것이므로 그에 해당한 외화보상이 담보(보장)된다면 수출을 중지할 수도 있다는 타당한 제안도 여러 차례 미국측에 제기한 바 있다.

조ㆍ미 사이에 그 어떤 합의도 없는 만큼 이제 우리는 이전 행정부 시기에 내놓은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우리의 제안에 구태여 구속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미사일 협상이 진행되는 기간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기로 하였지만 발사중지 문제를 무한정 끌 수 없게 될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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