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금강산 관광이 부진한 이유를 미국의 남북교류협력 방해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관광이 부진 상태를 답습한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으며, 만약 관광이 중단되면 미국과 남측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날 서울에서 진행 중인 1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조성 등 남북 경협이 부진한 것이 현 정부가 ‘핵문제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를 조절하라’는 미국측의 요구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는 점에서, 일단 남쪽에 대한 위협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북측의 이 같은 주장이 남북교류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북한 군부 쪽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물론 앞으로 남북관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이날 금강산 관광사업의 주체인 아태평화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모든 사람의 관심과 지지 속에 활기를 띠던 금강산 관광은 지금 그 전도를 예측할 수 없는 부진한 상태에 있다”고 지적한 뒤 “길손이 없는 길은 필요치 않는 법이며, 한적한 관광 길을 계속 열어놓을 수 없다”며, 관광이 계속 저조할 경우 관광을 중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담화는 이어, “남조선 당국은 남북 교류협력을 막는 미국에 반기를 들고 남조선 각 계층의 요구와 이익에 맞게 활성화할 대책을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금강산 관광이 중단될 경우 그 후과에 대해선 미국과 남측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지난 1998년 11월부터 추진해 온 금강산 관광은 작년 9월부터 육로관광이 시작됐으나, 단조로운 관광으로 인해 관광객이 계속 감소해 지난달 해로관광이 중단됐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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