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최근 산업부문 시설 운영 및 제어에 컴퓨터를 도입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고 해당분야도 다양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 조선중앙방송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송전선건설사업소는 최근 고주파를 이용해 용접하는 공정에 컴퓨터 조종장치를 도입했다.

이 장치는 평양기계대학의 협력을 받아 생산공정의 `기술개건(改建)사업' 차원에서 개발된 것으로 시운전을 앞두고 있다.

송전선건설사업소의 컴퓨터 제어장치 도입은 앞으로 북한내 각 공장ㆍ기업소의 기술개건사업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장ㆍ기업소 등에서 생산제어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함경남도가 지난해 중순 고수위ㆍ고효율 운전을 하루 24시간 유지하기 위해 컴퓨터 제어기술을 성천강32호발전소에 적용한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한해 동안 평양은 물론 각 도(道)에 건설된 기초식품공장 역시 기술개건사업의 `본보기 단위'로 꼽히고 있는데 북한 당국은 이들 기초식품공장을 모범으로 삼아 각지의 모든 식료공장을 전산화할 계획이다.

평양기초식품공장의 경우 생산공정의 컴퓨터화 작업에 콤퓨터기술대학 교원ㆍ연구사들이 참여하는 등 수준 높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남 안주시 협동농장경영위원회도 리(里) 협동농장을 연결하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구성해 `결산분배' 등 각종 작업을 컴퓨터로 처리하고 있는데, 통상 10여 명이 20∼30일에 걸쳐 수작업으로 하던 것을 몇 분 내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북한 언론은 전했다.

북한 당국은 올해에도 남포시에 위치한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를 세계 최첨단 수준의 설비로 개조하고 각지의 전력공급 체계를 원격조정화, 컴퓨터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산업 현대화 움직임은 한층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조선중앙텔레비전 8시 뉴스 시간에 출연한 조선컴퓨터센터의 한 관계자는 김 총비서가 '현 시대는 과학과 기술의 시대, 컴퓨터 시대'라고 말한 사실을 지적, 김 총비서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산업전산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내각 국가계획위원회는 기술개건사업을 추진할 공장ㆍ기업소 선정을 1.4분기 내에 끝낼 계획이어서 전산화 추진 단위는 올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간부들이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고 최신 과학기술을 배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2.1)의 한 보도는 눈길을 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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