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5일 오전 국방위원회를 소집, 인민군은 휴전선을 포함해 어디에서든 대남 비방을 하지 말고,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6·25 때도 행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으로 방북했던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김대중 대통령 등 남측 대표단을 위해 베푼 작별 오찬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남 호상간에 비난을 하지 말자. 나쁜 것만 보고 꼬집어서야 되겠는가”라고 말하면서 “과거 대결의 시대 구정치인들 같았으면 이런 일(공동선언)을 하지 못했을 텐데, 김 대통령과 내가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박 장관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오찬 직후, 박 장관이 “언론사 사장단을 8·15 전에 한번 초청하면 (내가) 모시고 오겠다”고 요청하자, “국방위원장 또는 김정일 개인 자격으로 남측 신문·방송 사장단을 초청하겠다”면서 “8·15 전에 오도록 하라”고 수락했다고, 박 장관은 말했다.

/ 김창균기자 : ck-kim@chosun.com(200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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