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합의로 남북교역의 활성화가 예상되면서 지금까지 힘들게 남북교역사업을 추진해온 업체들이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남북 경협사업이 처음 시작된 것은 우리 정부가 88년 7·7선언을 통해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천명하면서부터. 그해 11월 (주)대우는 승인을 받아 북한 도자기 159점을 처음 들여왔다.

이후 91년 교역규모가 1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95년 2억달러, 97년 3억달러를 각각 돌파하는 등 남북교역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교역증가 속도는 매우 더딘 편이었다.

지난해 남북교역액은 3억3344만달러로 98년 2억2194만달러에 비해 50.2% 증가했다.

국내 경기회복으로 위탁가공교역이 확대되고 북한산 물품 반입이 급증한 데다, 비료를 비롯한 대북지원 증가와 금강산 관광사업 등 경협사업 추진에 따른 물자 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기대만큼의 성과에는 못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북한의 경제침체가 계속되고 우리 기업에 대한 북한의 투자유인력이 높아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나진·선봉지역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진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협력사업으로 승인된 건수는 총 18건. 대우의 남포공단 내 삼천리총회사와의 합영사업이 95년5월 첫 승인을 받은 데 이어 현대가 금강산개발사업을 승인받았고, 지난 3월에는 삼성전자가 조선콤퓨터센터와 소프트웨어개발사업을 승인받았다.

또 한전의 대북경수로건설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으며, 국제옥수수재단의 신품종 옥수수종자개발사업은 투자금액과 지역이 확대돼 북한의 신량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북한산 잎담배 계약재배 및 담배합영생산을 위한 한국담배인삼공사의 담배위탁가공사업은 99년 10월 240만달러 상당의 담배제조설비를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 북한에서 생산된 ‘한마음’ 담배가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다.

그러나 원만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사업들도 적지 않다. 대우의 남포합영공장은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나진·선봉지역에 진출한 태영수산·LG상사의 가리비 양식사업, 두레마을 영농조합의 합작농장 경영 및 계약재배사업, 백산실업의 버섯 생산·수출사업 등은 북측이 지난 98년 이 지역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제한함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한기자 dhlee@chosun.com

남북 교역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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