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59회 생일(2.16)을 계기로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는 김 총비서의 호칭을 살펴본다.

김 총비서에 대한 호칭은 그가 권력기반을 구축하던 시기로부터 김일성 주석의 뒤를 이어 최고통치자로 자리잡은 현재에 이르면서 변화를 거듭해 왔다.

김 총비서에 대한 최초의 호칭은 `웃분(윗분)'으로 알려져 있다. 64년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 사회의 첫 발을 내디딘 그는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등에 적을 두고 주로 문화예술부문에 대한 집중지도를 통해 권력기반을 다져나갔다. 이때 문화예술부문 등에서 김 총비서를 가리켜 웃분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러나 웃분이란 호칭은 60년대 말부터 차츰 사라지고 대신 `영명한 지도자', `친애하는 지도자', `존경하는 지도자' 등의 호칭이 생겨났으며 그중 `친애하는 지도자'가 대표적인 호칭으로 자리잡았다.

`친애하는 지도자'는 김 총비서가 지난 75년 10월 당중앙위 5기10차 전원회의에서 공식 호칭으로 지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94년 7월 김 주석이 사망하기 전까지 이어졌다.

특히 김 주석 이름 앞에 `위대한 수령' 또는 `경애하는 수령'을 붙이는 것을 의무화 했듯이 김 총비서의 이름 앞에 `친애하는 지도자'를 붙이도록 내부적으로 규정했다.

또한 그가 74년 2월 김 주석의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부터는 `영광스러운 당중앙'이란 호칭이 사용됐는데 이것은 언론이나 출판물 등에서 김 총비서를 가리킬 때 쓰이는 대외용 호칭이었다.

주민들도 언론과 출판물 등에서 언급하는 당중앙이란 표현이 김 총비서를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내부적으로는 `친애하는 지도자'를 썼다.

김 총비서의 권력기반이 완전히 구축된 80년대에는 김 주석에게 붙여지던 호칭이 그에게도 적용되기 시작해 `영도자', `최고사령관', `수령', `인민의 어버이', `위대한 영도자' 등으로 지칭됐다. 김 총비서를 가리키는 `향도성', `백두광명성', `공산주의 미래의 태양', `향도의 해발' 등의 용어도 출연했다.

이와함께 90년대 들어서면서 `혁명무력의 수위', `위대한 수령', `또 한분의 수령, `당과 국가와 군대의 수위', `경애하는 아버지',`당과 인민의 수령, `자애로운 아버지', `민족의 운명', `조국통일의 구성', `조국통일의 상징' 등으로 김 주석과 동격시 되는 호칭이 사용됐다.

그러나 이때까지 김 총비서의 이름앞에 쓰이는 공식 수식어는 여전히 `친애하는 지도자'로 대표됐다.

김 총비서가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지난 91년 12월 이후에는 군부를 중심으로 `최고사령관', `장군님'이란 호칭이 쓰이기 시작했다.

김 총비서에 대한 수식어는 김 주석의 사망 이후 더욱 격상됐다.

북한은 김 주석 사망 직후 김 총비서의 이름 앞에 붙여지던 `친애하는 지도자'란 수식어를 계속 사용하되 `경애하는(위대한) 장군님',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최고사령관동지' 등을 추가로 사용하도록 전국에 통보했다. 또 될수록 기존의 `친애하는 지도자' 보다는 `위대한 영도자'나 `경애하는 장군님'을 더 많이 사용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98.3)는 이와 관련해 '김정일 장군 호칭은 자기 영도자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 흠모의 호칭으로, 수령께 드릴 수 있는 여러가지 관칭을 초월해 전인민적 사랑의 분출로서 터져나오는 언어표현'이라면서 '세상에 장군처럼 감동깊은 호칭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97년부터 `민족의 태양', `사회주의 태양', `21세기 태양', `21세기 향도자', `삶의 태양' 등에 이어 99년부터 김 주석에게 국한했던 `민족의 어버이', `민족의 위대한 태양',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 등을 김 총비서에게 붙여 사용했다.

특히 최근에는 남북정상회담, 서방과의 외교관계 수립 등 대외분야 성과 등을 내세워 `21세기 향도자', `21세기 영도자', `21세기 찬란한(위대한) 태양', `주체의 찬란한 태양', `국제정치의 공인된 대원로', `희세의 정치가', `21세기 세계 수령', `불세출의 영도자', `민족의 최고영수', `천출명장', `천출위인' 등의 호칭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김 총비서의 영도력과 인품 등을 찬양한 `강철의 영장', `위대한 태양', `무적필승의 장군', `백전백승의 장군', `위대한 수호자', `구원자', `혁명적 동지애의 최고화신', `실천가형의 위인', `자애로운 어버이', 등의 호칭과 함께 `김정일 세기'란 말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김 총비서를 `위대한 수령', `경애하는 수령'으로 지칭하기는 하지만 김 주석과는 달리 아직까지 이름앞에 붙이는 수식어로까지 확대 사용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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