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소련의 니키타 흐루시초프 공산당 서기장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혁명 선배도 몰라 보는 자들'로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평양방송은 지난 2일 "수령이 서거한 후 인민의 마음 속에 영생하려면 생전시에 위대한 업적을 이룩해야 할 뿐 아니라 수령에게 끝없이 충실하며 숭고한 공산주의 도덕관을 지닌 위대한 영도자가 수령의 위업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를 실증해 주는 '쓰라린 교훈'으로 두 사람의 경우를 들었다.

평양방송은 먼저 흐루시초프가 스탈린 격하운동을 전개하면서 "비인간적인 만행까지 서슴없이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흐루시초프는 스탈린 생전에는 그를 '오늘의 레닌’, '경애하는 어버이, 스승'으로 예찬했으나 사망 후에는 '횡포한 독재자', '폭군'이라고 하면서 노작을 회수해 불살라 버리고 도시와 거리, 학교와 기업소들에 명명했던 '스탈린'의 명칭을 모두 없애버렸다고 이 방송은 지적했다.

흐루시초프는 또 러시아 역대 황제들의 동상은 그대로 두면서도 스탈린의 동상은 모조리 파괴했으며 "지어(심지어) 스탈린의 시신을 태워버리는 비인간적인 만행까지 서슴없이 감행했다"고 분개했다.

고르바초프에 대해서는 '이런 자', '도당'이라는 말을 써가면서 영국에서 있었다는 고르비 부부의 '체신머리 없는 행위'까지 들춰내 창피를 주었다.

평양방송은 "고르바초프 도당도 사회주의 이념 자체가 그릇된 것이라고 하면서수령의 위업을 말살하고 자본주의를 복구하기 위한 책동을 더욱 악랄하게 감행했다"고 흐루시초프보다 더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방송은 이어 "이 자는 총비서로 되자마자 영국을 공식 국가방문(국빈방문)했을때 먼저 맑스(마르크스)의 묘지부터 찾아 화환을 진정하고 인사를 올리는 대신에 자기 처와 함께 보석을 사려고 세공품 상점에 달려갔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이런 자들이 수령의 위업을 받들 수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평양방송은 소련의 두 지도자를 깎아내린 반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는 선대수령 김일성 주석에게 끝없이 충실하고 숭고한 공산주의 도덕관을 지닌 '위대한 영도자'라고 한껏 칭송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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