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앙방송은 12일 미국에서 새 행정부가 집권한 이후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조약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 대립이더욱 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방송은 1972년 5월 당시 소련과 미국 사이에 체결된 ‘요격미사일 제한조약’에 대해 “미국은 지금에 와서 체약국 일방인 소련이 없어졌다, 시대가 달라졌다고하면서 조약을 수정하거나 심지어 조약에서 탈퇴할 것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 조약이 새로운 핵 군비경쟁을 막고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표명하고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미국이 ABM조약을 “저들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어(NMD)체계의 전개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보고 어떻게든 이 조약을 수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지난달 26일 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NMD 계획의 계속 추진 의도를 밝혔고 △미국방장관이 ‘ABM조약의 체약국인 소련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며 △ 미부통령이 ABM조약을 수정하지 못하는 경우 탈퇴권한을 갖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공언한 사실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ABM조약을 유지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언명했으며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도 제네바 군축회의 연설에서 이 조약을 유지할 것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 국방장관과 러시아 연방무력총참모부 대변인은 미 부통령의 조약 탈퇴 발언을 평하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탈퇴는 요격미사일 제한조약을 파괴하고 가장위험한 미사일 기술 경쟁을 포함한 새로운 군비경쟁의 초래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국제전략연구센터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만약 미국이 ABM조약으로부터일방적으로 탈퇴하는 경우 러시아는 정치, 외교, 군사적 억제수단들을 발동해 강한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사실도 전했다.

중앙방송은 외신들을 인용해 “미국이 국가미사일방어체계 전개계획을 포기하지않는 한 요격미사일 제한조약을 둘러싼 러ㆍ미 사이에 모순과 마찰이 앞으로 더욱심각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