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의 6월 평양 개최를 위해 앞으로 어떤 준비과정이 필요할까.

통일부 관계자들은 “94년 7월 성사 직전까지 갔던 남북 정상회담 준비과정이 원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당시 남북간에는 모두 5단계에 걸친 정상회담 준비과정이 설정돼 있었고 이중 3단계를 밟는 과정에서 김일성이 사망했다.

94년 당시 1단계는 이홍구(이홍구) 통일부총리와 북한의 김용순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 위원장이 부총리급 접촉을 갖고 정상회담 개최 합의서를 채택한 것이었는데, 이번엔 박지원(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간 합의가 이에 해당한다.

2단계는 윤여준(윤여준) 국무총리 특보와 백남준 정무원 책임참사간 실무절차 협의를 위한 대표접촉이었는데, 이번 4월중으로 예정된 3인 실무접촉이 같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당시 윤·백 접촉에서는 대표단 구성과 규모, 회담형식, 체류일정, 실무자 접촉과 선발대 파견, 왕래절차, 신변안전보장 등 모두 14개항에 대한 실무합의서가 채택됐다.

그러나 이 접촉에서도 분야별 대강의 합의가 이뤄졌을 뿐, 구체적 사항은 경호, 의전, 통신, 보도 등 3단계 분야별 협상으로 나뉘어 병렬로 진행됐다. 94년 통신분야 협상서는 TV실황중계, 남북 직통전화 이용, 휴대용 위성통신전화 이용 등이, 경호분야 협상서는 대통령 평양체류기간중 경호범위, 경호방법, 휴대가능 총포 등이 합의됐었다.

준비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94년 7월8일 정상회담 실무접촉 이후 폐쇄된 ‘판문점 채널’이 다시 가동될 것이냐는 점이다. 이후 모든 남북 당국간의 접촉은 북경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국간 판문점 대화 시작은 남북 대화가 정상궤도를 찾는 것을 뜻한다.

/김창균기자 ck-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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