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술계 최대 이벤트는 역시 광주비엔날레다. 3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광주 중외공원 문화벨트에서 개최되는 이 국제행사는 올해로 3번째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인(인)+간(간)’ 참여작가는 본전시 90명, 특별전시 150명 등 모두 240명. 본전시에는 중국의 마 류밍, 구 웬다, 일본의 토야 시게오, 가사하라 에미코, 미국의 존 코플란, 수엔 윙, 니키 리(한국계), 아르헨티나의 미구엘 엔젤 리오스, 스웨덴의 앤-소피 시덴 등이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김호석 강운 권소원 윤석남 이순주 임영선 바이런 김 김태곤 홍성담 씨가 작품을 낸다. 그러나 본전시 참가 한국작가 일부가 주최측 제작지원이 전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참가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진통도 예상된다.

올 행사의 특징은 여성작가와 아시아권 작가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점과 참여작가의 연령이 대폭 낮아졌다는 점. 본전시 참여작가들 중 여성이 36%(32명)로 2회 때의 18%보다 2배나 증가했고, 아시아권 작가도 37%(33명)로 2회 27%보다 10% 늘었다. 장르별로 보면 2회에 12.8%밖에 되지 않았던 회화 분야가 27%로 2배 이상 늘었고, 반면 설치는 29%, 영상은 23%로 다소 줄었다. 해외 작가의 경우, 유럽-아프리카 지역 커미셔너 르네 블록의 의도에 따라 유럽 지역은 북유럽, 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 쪽에 편중됐다. 북미지역 커미셔너 토마스 핀켈펄은 서구미술의 오랜 개념인 ‘자화상’이란 이미지에 바탕을 두고, 인간을 현대 기술문명속에서 자화상의 틀로 비추는 젊은 작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특별전 ‘예술과 인권’에는 한국의 오윤 신학철을 비롯, 중국의 링 페이, 일본의 오카베 마사오 같은 인권작가가 주류를 이룬다. ‘인간과 성’에는 젠더보다 섹스 쪽에 비중을 둬, 흥미롭게 서구와 동양의 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전시된다.

오광수 전시총감독은 “광주 비엔날레 2000은 새 밀레니엄을 맞는 행사인 동시에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의 해에 치러진다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광주가 지닌 민주-인권 도시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고, 세계미술의 가치지향점을 올바르게 세우는데 이 행사가 한 몫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성호기자 shj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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